'자판기' 고장났나.. 이완구 "오늘은 질문 사양"

정환보 기자 입력 2015. 1. 29. 22:23 수정 2015. 1. 3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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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팰리스 투기 의혹 '침묵'
차남 공개검증으로 화제 돌려

제기되는 의혹마다 재깍재깍 소명 자료를 내놓으면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65)에게 붙은 별명인 '자판기'가 29일에는 작동을 멈췄다. 51년 전 X레이 사진을 꺼내보이거나 영하의 날씨에 실외에서 자료를 펴보이며 30분 이상 열변을 토하던 때와는 사뭇 달라진 것이다. 단순한 '가동 중단'이 아니라 '자판기가 고장났다'는 뒷말까지 나온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으로 출근하면서 기자들에게 "오늘 하루는 양해해주신다면 질문을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이 이날 보도한 타워팰리스 투기 의혹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오늘은 부탁한다. 나중에 청문회 과정에서 자료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에 쏟아지는 의혹의 눈길은 차남 병역 문제로 돌려놓았다. 그는 출근길에 "오늘은 둘째 자식이 공개 검증하는 날"이라고 했다. 검증일이 이날이라는 사실은 이때 처음 공개했다. 이 후보자는 "비정한 아버지가 됐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아들은 공개검증이완구 후보자의 차남이 29일 서울대병원에서 공개검증을 받고 있다. 병원 측은 "무릎 재건수술을 받은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 사진공동취재단

후보자 차남 이모씨(34)의 신체 검증은 이날 오후 서울대병원에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홀로 나타난 이씨는 이날 "건장한 대한민국 남자로서 병역 의무를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말한 뒤 병원 영상의학과로 이동해 X레이를 찍었다. 이명철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촬영 결과 전방십자인대 재건수술을 받은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조용히 귀가하던 이씨는 "MRI 촬영을 하지 않았다"는 시민단체 항의에 병원으로 돌아왔다. 그는 "이것(MRI)만 하면 바꿔치기 의혹은 없어지는 건가요. 확실하게"라고 묻기도 했다. 이씨는 2005년 12월 미국 미시간대병원에서 무릎 수술을 받은 뒤 병역이 면제됐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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