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해명 자판기' 별명 부담됐나.. 신중 모드로

권지혜 기자 2015. 1. 29. 03:55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잉 해명이 되레 의혹 키울라'.. 오전 출근 않고 자택서 자료 검토

제기되는 의혹마다 즉답을 내놓아 '자판기'라는 별명까지 생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직접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과잉 해명'이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확산시키고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자는 지명 엿새째인 28일 오후 2시가 돼서야 집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연수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은 5분을 넘기지 않았다. 총리 후보자로 내정된 이후 줄곧 오전 9시 전후 출근해 신상 관련 의혹을 거침없이 해명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는 투기 의혹이 불거진 토지 매입과정에 이 후보자가 관여했다는 새로운 의혹과 맞물려 "대응책 마련에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차남이 증여받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땅 1237㎡(374평)를 2000∼2001년 이 후보자의 장인·장모가 최초 매입했을 때, 당시 재선 국회의원이었던 이 후보자의 권유가 있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이 땅은 이 후보자의 부인을 거쳐 차남에게 증여되면서 가격이 5배(공시지가 기준) 가까이 올라 투기 목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 후보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자료가 준비돼 있다고 하니 나중에 관계자가 설명할 것"이라고만 짧게 언급했다.

국무총리실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외국에서 의사생활을 하던 이 후보자 장인이 2000년 귀국하면서 집 지을 부지를 알아봐 달라고 후보자에게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오전에 출근하지 않은 데 대해선 "총리실에서 넘겨받은 자료와 국회에서 내가 검토했던 사안을 비교하면서 집에서 자료를 점검했다"고 했다. 차남의 병역면제 의혹 관련 공개검증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약속했으니까 추진한다"고 거듭 약속했다.

이 후보자는 총리 후보자에게 제공되는 의전과 편의를 사양하고, 점심은 집무실에서 도시락으로 해결하는 등 낮은 행보를 보여왔다. 다만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의혹은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하지만 의혹에 일일이 대응하는 게 오히려 논란을 키운다는 목소리가 내부적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후보자가 신상 검증에 지나치게 자신감을 보이다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한다. 이 후보자 측 인사는 "남은 기간 정책·역량 검증 대비에 주력 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강도 높은 검증을 다짐했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특위 첫 회의에 참석해 "철저한 검증을 위해 청문회 날짜도 (여당 주장보다) 뒤로 미뤘다"며 "위원들은 후보자와 인연이 없고 몰수할 안면도 없다"고 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뉴스 미란다 원칙] 취재원과 독자에게는 국민일보에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고충처리인(gochung@kmib.co.kr)/전화:02-781-9711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