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가 앞에서, 미국이 뒤에서. 궁지에 몰린 예멘 반군

김세훈 기자 입력 2015. 4. 21. 16:00 수정 2015. 4. 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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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후티 반군이 궁지에 몰렸다. 앞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수니파 아랍국 동맹군에게 대규모 공격을 당했고 뒤로는 이란으로부터 원조를 받을 수 있는 해상길을 미국 군함이 가로 막았다.

아랍국 동맹군이 20일 오후 예멘 수도 사나 부근에 있는 시아파 반군 후티의 무기고를 대규모로 폭격했다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다. 예멘 업데이트는 "재앙과 같은 폭격과 폭발로 반경 10㎞까지 피해가 미쳤다"며 "46명이 죽고 341명이 부상했다"고 집계했다. 사나 주민들은 폭격 직후 연기가 버섯모양으로 피어나는 동영상, 부서진 건물과 차량의 사진을 SNS에 올리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예멘포스트는 "지금까지 사나에서 이뤄진 폭격 중 가장 강력했다"고 전했다.

사우디 정부가 소유한 알아라비야 방송은 반군 후티가 사나 공항에서 구호용 항공기의 이륙을 막았다고 보도했다. 아흐메드 아시리 동맹군 대변인은 "반군이 부상자를 치료하려는 구호단체의 활동을 방해했다"며 공격을 합리화했다.

미국은 후방을 차단했다. 미 국방부 스티브 워런 대변인은 "페르시아만에 주둔해 있던 핵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 유도미사일 순양함 노르망디호를 걸프 해역으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해군은 "예멘이 불안해짐에 따라 예멘 해역에 대한 미 해군력을 최근 증강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AP는 익명의 해군 관리의 말을 인용, "이란이 후티 반군을 지원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게다가 수니파 걸프국들은 유엔의 즉각적인 휴전 요청도 거부해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엔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대사 압달라 알무알리미는 "우리도 군사적 적대가 빨리 끝나기를 바라지만 신속한 종결을 위해서는 조건들이 있다"면서 "이 조건들은 안전보장이사회가 최근 채택한 결의안에 들어있다"고 말했다. 안보리가 지난 14일 채택한 결의안은 후티 반군에 수도 사나를 비롯한 장악지역에서 물러나 평화협상에 복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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