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이혜훈 "1%대 금리, 전세-월세 전환에 기름 붓는 격"

2015. 3. 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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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인하, 수출대기업에 좋은 일. 서민은 부담

- 1%대 금리, 미국발 금융위기 남의 일 아닐 수도

- 정치권의 금리인하 입김, 한은 독립성 훼손

▷ 한수진/사회자: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낮추면서 사상 최초로 1%대 금리시대를 맞게 됐습니다. 우리도 초저금리 시대를 맞게 된 건데요. 가계부채 압박에도 불구하고 경기부양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을 한 걸까요? 그렇다면 과연 그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지, 경제통 정치인이시죠? 이혜훈 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전화로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혜훈/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자, 이게 일반 국민들에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보세요?

▶ 이혜훈/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일반 국민들에게는 경제 활성화 효과보다는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라고 볼 수 있는 가계 부채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가계 부채 악화가 또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근데 금리를 인하할 만큼 지금 절박한 상황이라는 거 아닌가요? 우리 경제.

▶ 이혜훈/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경제가 절박한 거라기보다는,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문제는 금리를 내리게 되면 생산이 늘어날 가능성이 뭐 없지는 않죠. 아무래도 사업하시는 분들 쪽에서 돈 빌려 쓰기는 좋지만, 근데 지금은 투자를 안 하는 이유가 금리 때문은 아닙니다.

금리가 그동안 워낙 낮은 상태로 몇 년간 왔습니다. 2008년 이후 계속 금리가 낮잖아요. 금리 때문에 투자를 안 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일반적인 경제 상황이 불투명하거나 수익을 볼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 부족해서 벌어지는 현상이기 때문에, 이건 금리 내린다고 해결될 문제는 이미 넘어섰다, 이렇게 볼 수 있죠.

그 대신 최근에 이제 '전세대란이다', 굉장히 어렵잖아요? 근데 이제 집을 전세를 놓는 집주인 입장에서는 그동안도 낮아서 전세 보증금을 은행에 넣어둘 이유가 별로 없다 이렇게 봤는데 도리어 이제 1%대로 간다면 은행에 넣을 이유가 없다고 보고 월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죠. 또는 전셋값을 올리거나. 이렇게 되면 이제 또..

▷ 한수진/사회자:

오히려 뭐 전세난이 심화되는 그런 결과, 부작용이 우려되네요.

▶ 이혜훈/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네. 심지어 주택담보대출을 집주인이 받아서 전세금을 빼주고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까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이제 부동산 전문가들이 지금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이 흐름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또 지금 전세 값이 그렇게 되면 더 뛰지 않겠습니까? 이미 집값의 90%에 육박한다고 그러는데, 일부 지역은 벌써 매매가를 넘어섰고요. 그러면 이제 깡통 전세가 될 수 있는 거죠.

지금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서 은행에 돈을 넣어둘 수 없는 상황인데도 전세를 내놓는 집주인이라면 큰 빚이 있을 가능성이 많고, 그렇게 되면 나중에 전세세입자가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그런 굉장히 가능성이 커지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예. 지금도 가뜩이나 전세난 이야기 많이 하고 있는데, 이게 정말 큰 걱정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 이혜훈/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네네.

▷ 한수진/사회자:

가계부채 문제도 확실히 좀 걱정이 되죠?

▶ 이혜훈/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이게 제일 걱정이죠. 왜냐하면 그 동안 가계부채, 가계부채 막 얘기를 많이 했고 지금 거의 1,100조 가까이 되지 않겠습니까?

근데 이렇게 1,100조 가까이나 되는 상황에서 좀 전에 제가 말씀드린 대로 깡통 전세가 생길 가능성도 있고, 또 그 다음에 이제 가계 부채가 증가하는 것은 최근에 너무 증가해서 걱정입니다.

심지어 2월 달 한 달만 보더라도 4.2조나 늘었거든요. 근데 이게 예년에 늘은 폭의 3배가 넘어섰습니다. 이게 어마어마하게 초고속으로 늘고 있는데요.

근데 왜 이렇게 느느냐, 특히 이제 그 중에 보면 절반 이상이 주택담보대출입니다. 최근에 집값이 워낙 오르고 또 전세 값이 워낙 오르다 보니까, 집을 살 여력이 있어서 사는 게 아니라 이렇게 주택담보대출을 받아서 집들을 사시는 거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 이혜훈/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근데 문제는 월급이 오르면 다행인데 작년 한 해만 보더라도 실질 임금은 1.3%밖에 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계부채는 6.9%나 올랐거든요.

이게 소득은 안 오르는데 빚만 많이 늘고 있다. 이런 상황 아니겠습니까?

근데 문제는 과거처럼 집값이 영원히 오르냐, 그게 아니라 인구 구조를 보면 곧 2,3년 후면 집값이 급락한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잖아요?

▷ 한수진/사회자:

예.

▶ 이혜훈/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이렇게 되면 우리 금리를 마구 1%대로 영원히 가져갈 수 있느냐, 그러면 또 문제가 덜한데, 미국이 곧 금리를 올린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하지 않겠습니까? 모두가 다 그렇게 알고 있죠?

그러면 미국이 금리를 올렸을 때 우리나라도 금리를 안 올리기가 어렵습니다. 안 올리면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이래서 금리가 곧 오르게 되고 집값은 곧 떨어지게 되면 빚을 내서 자기 월급은 오르지 않는데 집을 샀던 많은 서민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럼 이제 빚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하게 되고, 이러면 이제 금융시스템이 붕괴하고 경제위기가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오죠.

바로 이게 지금 우리 전 세계를 모두 경기 침체로 빠뜨린 2008년의 미국발 금융위기가 바로 이 주택담보대출이 한꺼번에 부실해지면서 금융시스템이 붕괴한, 바로 그런 상황이거든요. 이게 남의 나라 일이 아니게 될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요, 수출경쟁력에는 확실히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 이혜훈/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수출경쟁력에 좀 도움은 되죠. 당연하죠. 근데 이제 경제라는 게 일부 수출 대기업만 좋으라고 정책을 하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근데 이제 왜 수출대기업에 좋다고 얘기를 하냐면 금리가 내려가게 되면 환율이 올라갑니다. 너무 과정이 복잡해서 설명을 드리긴 어려운데요, 지금. 그렇게 되면 환율이 올라간다는 얘기는 우리나라 물건이 해외에서 팔리는 가격이 떨어지는 거니까 수출이 좋아지는 건 있죠.

그럼 수출대기업은 좋아지지만 과거처럼 수출대기업이 돈을 많이 벌어오면 그것을 근로자들에게도 나눠주고 중소기업에게, 하청업체에게, 또 소상공인들에게 이렇게 그 돈이 흘러가는 낙수효과가 살아있는 그런 시대가 끝나지 않았습니까? 사실 수출대기업이 벌어오는 돈이 서민들한테, 근로자들한테 안 가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근데 또 반면에 금리가 이제 내려가서 환율이 올라간다는 얘기는 수입 물가가 비싸진다는 얘기죠. 근데 과거와 달리 요즘은 거의 우리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생필품 중에 수입하지 않는 게 거의 없습니다. 농산물부터 시작해서 대부분이 수입이 많죠.

이렇게 수입에 대부분 의존하는 이런 구조에서는 환율이 올라가면 소비자들의 생활비 부담이라는 것은 거꾸로 올라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예.

▶ 이혜훈/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수출대기업 일부는 좋아지지만 그 과실이 근로자들이나 하청업체로 오지 않는 반면에, 소비자들은 생활비 부담만 올라가게 되는, 이런 어떻게 보면 굉장히 어려운 일이 생기는 거죠.

그렇다고 해서 수출대기업 몇 개가 좋아지게 하고 이 많은 소비자들, 소비자들이라고 하면 모든 국민 아니겠습니까? 특히 어려운 서민들, 서민들이 굉장히 생활비 부담으로 힘들어져야 하는 이 정책을 과연 하는 것이 좋으냐 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근데 또 뭐 '세계적으로 지금 워낙 환율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까 어쩔 수 없다' 하는 그런 시각들도 있더라고요?

▶ 이혜훈/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근데요. 지금 현재 우리 경제의 문제는 뭐냐 하면 수출은 잘 되고 있습니다. 작년 한 해만 보더라도 재작년에 비해서 수출은 오히려 증가를 많이 했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예.

▶ 이혜훈/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GDP라는 게 우리 경제 전체가 벌어들이는 돈 아니겠습니까? 이 중에 4분의 3 정도가 수출과 관련이 돼 있습니다. 외국에서 벌어오는 거죠. 근데 4분의 1이 내수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우리 경제가 계속 4분의 3에 해당하는 수출은 계속 잘 나가고 있었어요. 근데 이 내수가 부진해서 전체적인 경제가 가라앉는 문제가 생긴 거기 때문에, 내수를 해결해야 우리 경제 문제가 풀리는 거지, 이 수출 부문을 해결한다고 우리 경제가 풀리는 상황이 아닙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실 이 금리를 지난해 하반기에도 두 차례나 내렸는데, 당시에도 그 효과는 상당히 제한적으로, 오히려 좀 나빠졌다는 그런 분석까지 있고 보니까 여러 가지 지금 우려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근데요. '이번 금리 인하에 정치권 입김이 좀 많이 반영된 게 아니냐' 하는 그런 지적도 나오거든요? 그러니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같은 경우도 금통위 전날까지 금리 인하를 압박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지금 '한은 독립성이 훼손됐다' 이런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 이혜훈/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한은의 독립성은 정말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얼마나 중요하면 이걸 법으로 못박아두기까지 했겠습니까?

근데 이 법으로 못박아두는 데는 이게 중요해서 그렇기도 하고, 그 다음 두 번째는 정권의 압박으로부터 정말 독립을 지키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걸 법으로 못박아두지 않으면 한은이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어서 법으로 못박아둔 거거든요?

▷ 한수진/사회자:

네.

▶ 이혜훈/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왜 이렇게 중요하냐? 아까 말씀드린 대로 금리를 잘못 관리하면 미국 꼴처럼 금융시스템이 붕괴하고 경제 전체가 무너지는 이런 일이 내리 생기고, 그게 바로 미국 경제 우리가 보지 않았습니까? 그 여파로 전 세계가 지금까지 어렵고.

근데 어느 정권이나 금리를 내려서 돈을 풀고 경제를 붐업시키려는 그런 유인이 있습니다. 그런 유혹을 많이 받죠.

근데 권력은 힘을 갖고 있지 않겠습니까? 정권은. 근데 자꾸 압력을 행사하려는 유혹을 많이 받고 실제로 압력을 많이 행사해 왔죠. 그래서 이렇게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둔 겁니다. 한은 독립이 지켜져야 되는 이유는 우리가 생존하기 위해서 필요한 거기 때문에 꼭 지켜져야 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번 같은 경우는 그런 면에서 보면 상당히 부적절한 측면이 있는 거죠?

▶ 이혜훈/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웃음)

▷ 한수진/사회자:

예.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그 웃음은 제가 해석을 하겠습니다.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 이혜훈/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저는 정말 디플레 얘기 하는 게 너무나 유감입니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월에 0.5%였다' 이거 하나 가지고 지금 디플레를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거든요? 근데 이 2월에도 근원물가. 소위 중요한 건 근원물가거든요?

왜냐하면 농산물하고 석유가 워낙 영향을 많이 미치기 때문에 이 두 가지 품목을 뺀 일반 소비자들의 물가, 이건 '근원물가'라고 얘기하는데 그게 2.3% 올랐습니다.

어떻게 2.3% 오른 이런 걸 가지고 디플레라고 볼 수 있는지, 우리가 디플레라고 얘기할 때는 모든 품목에서 물가가 한꺼번에 하락하는 상황을 얘기하는 거거든요. 농산물과 석유를 뺀 다른 모든 품목은 2.3%나 올랐기 때문에 이걸 디플레라고 할 수가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직은 그런 우려는 좀 지나치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이혜훈/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예.

▷ 한수진/사회자:

예.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들어야 되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 이혜훈/새누리당 전 최고위원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혜훈 새누리당 전 최고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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