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없는 진술에 화도 났지만 크림빵 뺑소니범 가족도 걱정"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이른바 '크림빵 뺑소니' 사건의 피해자 강모씨(29)의 아버지 강태호씨(58). 그는 피의자 허모씨(38)가 사건 발생 19일 만에 자수한 다음날인 30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허씨가 자수를 해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허씨가 '사람이 아니고 조형물이나 자루인 줄 알았다'는 등 어이없는 진술을 해 화도 나지만 허씨의 가족들이 걱정되고 위로하고픈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죽은 아들이 살아 돌아온다면 무엇이든 하겠다. 내 목숨을 내놓으라면 그렇게 하겠다. 하지만 하늘에 있는 내 아들은 돌아오지 않는다"며 슬퍼했다. 그는 "허씨가 내 아들을 치고 싶어서 친 것도 아닐 테고,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죗값을 치르면 된다"고 말했다.
출산을 앞둔 며느리의 안부를 묻자 "아들을 잃은 시아버지를 이끌어 갈 정도로 강한 사람이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지만 시련을 극복하고 잘 살아 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강씨의 아내는 3개월 뒤 출산한다.
청주 흥덕경찰서는 지난 10일 오전 1시30분쯤 청주 흥덕구 도로에서 차량으로 강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뒤 달아난 허씨에 대해 뺑소니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0일 밝혔다. 강씨는 임신한 아내를 위해 크림빵을 사 들고 귀가하다 변을 당했다. 허씨의 아내는 29일 "남편을 설득 중인데 경찰이 출동해 도와달라"고 신고해 경찰이 허씨의 집으로 출동했으나 그가 도주해 검거하지 못했다. 허씨는 경찰에 사전 연락 없이 이날 밤 흥덕경찰서 후문으로 들어와 자수했다.
하지만 허씨의 자수 과정을 두고 시민들의 시선은 따갑다.
경찰이 애초 용의 차량을 BMW로 지목할 때에는 뺑소니 사망사고를 내고도 아무일 없는 듯 직장생활을 해오다 뒤늦게 공개수사가 이뤄지고 차량이 '윈스톰'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수를 결심한 것에는 비판이 많다.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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