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뺑소니 자수' 피의자 "조형물 착각" 진술에 피해자父 분노..궁색한 변명?
[동아닷컴]
사진제공=크림빵 뺑소니 자수/YTN캡쳐화면, 동아일보DB |
'크림빵 뺑소니 자수'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 사건의 피의자가 자수했다.
청주흥덕경찰서 박세호 서장은 30일 오전 언론브리핑에서 "피의자 허모 씨(37)가 경찰 수사에 압박을 느껴 상당한 심적 부담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서장은 "전날 용의차량을 특정한 후 천안의 한 공업사에서 차량 부품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 카드사를 통해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용의자에게 연락을 취했었다"며 "당시 용의자의 휴대전화는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허 씨는 카드사에서 전화가 오자 경찰이 자신을 쫓는다는 사실을 알고 수면제와 소주를 사 청주의 한 야산에 올라갔다. 휴대전화를 끈 채 한동안 고민하던 허 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보다 경찰에 상황설명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허 씨가 휴대전화 전원을 다시 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고, "경찰에 이미 다 이야기를 했다. 자수하라"는 설득에 자수를 결정했다. 당시 아내는 경찰에 "아이가 2명이나 있는데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까 두렵다"며 남편을 함께 설득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9일 오후 11시 8분경 회사원 허 씨가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 사건의 범인이라며 부인과 함께 경찰서를 직접 찾아와 자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서 쪽문으로 들어온 허 씨는 경찰관에게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 사건과 관련해 "내가 범인이다"라고 말하며 자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로 사실상 범행을 시인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허 씨는 왜 도주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람인지 인지하지 못했습니다"고 대답했다. 그는 경찰에 사람이 아닌 조형물이나 자루를 친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사고 당시 그는 소주 4병을 마신 만취 상태로 알려졌다.
또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과 관련해 이날 자수를 결심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냐는 질문에는 "죄 짓고는 못 삽니다"고 우회적으로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내비쳤다. 양심의 가책 같은 거 안 느꼈냐는 질문엔 "안 느낄 수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허 씨가 자수한데 대해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 사건 피해자 아버지가 심경을 밝혔다. 그는 허 씨가 자수했다는 보도를 접한 뒤 "가족이 너무나 고마워했다. 잡히지 말고 자수하기를 신께 간절히 기도했다"며 "원망은 처음부터 하지 않았다. 그 사람도 한 가정의 가장일 텐데. 우리 애는 땅속에 있지만 그 사람은 이제 고통의 시작"이라고 오히려 허 씨를 위로했다.
그러나 허 씨가 경찰에 조형물이나 자루를 친 줄 알았다고 해명하자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그는 "(피의자) 가족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떻게 그런 식으로 변명을 하느냐"면서 "어떻게 사람인 줄 몰랐다고 하나. 자수 전 스스로 살길(변명)을 찾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심껏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라. 그러면 용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 사건은 임신 7개월 된 아내의 임용고시 준비를 도우며 화물차 기사일을 하던 강모 씨(29)가 10일 크림빵을 가지고 귀가하던 중 뺑소니로 숨진 사건이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져 뺑소니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 공분을 샀다.
경찰은 허 씨를 상대로 조사를 벌여 빠르면 이날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차량)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사진제공=크림빵 뺑소니 자수/YTN캡쳐화면, 동아일보DB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오늘의 동아일보][☞동아닷컴 Top기사] |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고인 뜻 상관없이 그 형제자매에 상속 보장은 위헌”
- [단독]檢, ‘민주당 돈봉투 의혹’ 현역의원 7명 출석 통보…전원 ‘불응’
- 의료개혁특위 첫 회의…“의료개혁 추진 시급”
- “저출산에 380조원… 다 어디로 갔나요”
- 하이브, 오늘 민희진 고발…“어도어 빈껍데기 만들자” 등 물증 확보
- [단독]野 “방송3법-양곡법-연금개혁도 의제” 대통령실 “여론전 의도”
- 평소에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한다
- [단독]수사중 시도청장 만난 코인사기 피의자 檢송치… ‘사기방조’→‘사기’로 되레 혐의 확
- 무연고 사망자를 배웅하는 사람들…배안용 목사의 ‘공영장례’ [따만사]
- ‘연두색 번호판’ 피하는 법인車 꼼수… “6개월 렌트로 일반 번호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