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아빠' 아버지 분노 폭발 "변명은 용서 못해"
[청주CBS 박현호 기자]
충북 청주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사고 피의자의 진술과 행적이 경찰 수사를 통해 서서히 드러나면서 가슴 깊이 묻어놨던 아들을 떠나보낸 아버지의 슬픔이 결국 폭발했다.
뺑소니 사건 피해자의 아버지인 강태호(58)씨는 30일 오전 청주시 무심서로 사고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짜 잘못했다면 솔직했으면 좋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강 씨는 "충격 직전에 브레이크 등에 불이 들어왔다는데 사람인 줄 몰랐다고 말할 수 있냐"며 "이는 엄연한 살인행위"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또 "자수하기 전에 살길을 찾은 것 같은데 그런 해명은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아들 키가 177cm의 거구였는데 조형물이나 자루로 인식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불과 하루 전 용서의 손길을 내밀었던 강 씨가 이렇게 바뀐 것은 허 씨의 진술과 행적에 큰 배신감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강 씨는 전날 밤 뺑소니 사망사건의 피의자 허모(37)씨가 경찰에 자수했다는 소식에 경찰서를 찾아 "잘 선택했다, 자수한 사람을 위로해주러 왔다"며 오히려 허 씨를 보듬었다.
특히 허 씨는 "우리 아이는 땅 속에 있지만 그 사람은 이제 고통의 시작"이라며 "가족도 있을 텐데 더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오히려 허 씨를 걱정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하지만 이후 경찰 조사를 통해 허 씨가 사고 직후 인적이 드문 도주로를 택해 달아났고, 부품을 직접 구입해 차를 수리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했던 정황까지 드러났다.
강 씨는 이날 "원망도 하지 않고, 용서할 준비는 이미 다 돼다"며 "제발 진정으로 뉘우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거듭 호소했다.
이 밖에도 강 씨는 이날 청주흥덕경찰서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사고 지점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며 숨진 아들의 무단횡단에 대해 질책하는 일부 네티즌들의 악성 댓글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또 사고 지점에 횡단보도를 설치하지 않은 청주시도 비판했다.
청주CBS 박현호 기자 ckatnfl@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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