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대로는.." 속앓이 野 "일단 시행" 느긋

김지은 2015. 3. 5.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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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후폭풍

입법 혼란에 與 책임론 확산 전망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영란법'을 놓고 여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법이 통과된 지 하루도 안돼 지도부의 입에서 "조정", "보완"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는 "일단 시행해보자"며 신중한 태도다.

김영란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직후 "법의 미비성이 있는 것을 알고도 찬성해 좀 궁색하다"고 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4일 오전 김영란법의 보완 얘기를 꺼냈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ㆍ중진 연석회의가 끝난 뒤 김영란법의 부작용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공직자윤리법의 윤리 강령과 더불어 법 시행령을 만들 때 (구체적인 내용을) 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공무원 윤리강령상 허용 기준이 3만원(식사제공), 5만원(경조사비), 10만원(화환)인데, 이를 현실에 맞게 상향해야 한다는 뜻이다. 유승민 원내대표 역시 수정 가능성을 거론했다.

새누리당이 이처럼 속앓이를 하는 이유는 김영란법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셀 경우 여당이 입는 타격이 더 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법이 시행에 따라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의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사립학교장과 교원이 포함된 것을 두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역시 반발하고 있다. 윤희웅 민정치컨설팅 여론분석센터장은 "김영란법에 불만을 표출하는 집단은 전통적인 여당 지지층"이라며 "다음 선거 때 표로 심판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야당보다 훨씬 큰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도 "김영란법은 곧 절대선이란 여론 때문에 위헌 소지를 알면서도 통과를 시킨 것"이라며 "부작용에 대해선 추후 법 개정이나 시행령으로 보완을 하겠다는 일종의 타협책"이라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현재의 혼란상을 어느 정도 즐기는 분위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영란법에 대한 찬성여론이 60%가까이 나타나면서 선명한 사회개혁 이슈를 선점한 이득은 이미 챙겼기 때문이다. 게다가 입법에 따른 혼란상은 고스란히 정부여당으로 향할 것이기 때문에 내년 총선을 앞둔 포석에서도 잃을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우윤근 원내대표가 "일단 시행을 해본 뒤 개정 여부를 논의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새정치연합 재선 의원은 "외형적으로도 김영란법은 박근혜 대통령의 촉구로 여당이 주도한 모양새"라면서 "문제가 생기더라도 책임을 따지면 여당의 잘못이 크게 비칠 것이기 때문에 법이 제정되자마자 우리가 나서서 개정 의견을 낼 필요는 없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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