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주차요원 폭행 했나, 안했나..CCTV 직접 보니

김종원 기자 2015. 1. 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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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백화점 모녀 갑질 사건'이 논란입니다. 저희는 5일 뉴스에서 당사자인 모녀의 인터뷰를 보도했습니다. 사실 모녀가 먼저 저희 취재진을 찾아 인터뷰를 청했습니다. 가해자로 몰린 것이 억울하다는 것이었지요. 모녀는 어떤 얘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요?

취재진은 경찰이 입수했다는 당시 백화점 지하주차장 CCTV를 어렵게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CCTV내용을 토대로 쟁점을 분석 해 봤습니다.

● 쟁점1. 모녀는 왜 화가 났는가?

먼저, 이 번 소동을 처음 세상에 알린 인터넷 목격담 내용 일부를 옮겨 보겠습니다.

<인터넷 목격담 내용>

"백화점 VIP인지 하는 모녀가 주차장에서 지하 4층으로 내려가라는 주차 아르바이트생의 안내를 무시하고 주차 직원을 무릎 꿇게 하고 뺨을 때렸다."

모녀는 이 내용이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항변했습니다. 모녀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소동이 일어났을 당시, 딸은 백화점 안에 있었고 어머니는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놓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 때 주차 요원이 다가왔다고 합니다. 다음은 어머니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모녀 인터뷰 中>

[어머니 : 그 아이(주차요원)가 온 거예요, 그 사람이. 그러니까 (저는) "이제 우리 아이가 오면 갈 거다". 그랬더니 "아 예,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러는 거예요. 하~(한숨). 그래서 이제 제가 창문을 올렸어요. 그러더니 (주차요원이 차 뒤로) 한 바퀴를 이렇게 (걸어갔어요), 나는 이제 일하러 갔는 줄 알았죠.]

그런데 이때 차 뒤로 돌아갔던 주차 요원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합니다. 다시 모녀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모녀 인터뷰 中>

[어머니 : 그런데 (주차요원이 차 뒤에서 앞으로) 이렇게 돌아오면서 딱 내 차 앞에 와가지고 갑자기 막 이런 행동(양 주먹을 번갈아 휘두르며 권투하는 동작을 하며)을 수 없이 했어요. 주먹질을 막 (앞 뒤로 뻗으며) 권투선수 폼들 있잖아요. 그런 행동을 저한테 했어요. 그래서 저는 처음에 '이게 뭐지? 왜 쟤가 나한테 이러지? 내가 쟤한테 하나 말을 한 적이 없는데, 금방 갈 거라고 (했는데)'. 내가 자꾸 시동을, 얘(딸)가 빨리 안 내려오니까 시동을 켰다 껐다 했어요. 그러니까 '아, 내가 쟤한테 뭐 잘못했나?' 난 처음에 그렇게 생각을 했어요. (중략) '그런데 왜 내가 이 주차 요원한테까지, 내가 돈을 몇 백만 원을 쓰고 왔는데 왜 나한테 이러지? 이유도 없이?' 그래서 화가 난 거에요.]

이렇게 화가난 순간, 마침 기다리던 딸이 지하주차장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모녀 인터뷰 中>

[어머니 : 그런데 우리 딸이 딱 에스컬레이터에 발이 보이는 거에요. 그래서 동시에 내가 (차) 문을 탁 여니까 얘(딸)가 '엄마 왜 그래, 왜 그래?' (하길래 내가) '어, 쟤(주차 요원) 좀 잡아라, 쟤 좀 잡아봐라' 이제 그렇게 된 거죠.]

결국 딸이 주차 요원을 데리고 왔고, 여기서부터 소동이 시작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모녀 인터뷰 中>

[어머니 : 그래서 이제 주차요원이 왔어요. 와가지고 '왜 나한테 그랬느냐, 내가 뭐 잘못했다고. 그 행동이 뭐냐' 하니까 모른대요. 얼굴이 사색이 돼가지고, 노래요. '사과해라. 너 왜 나한테 그랬느냐, 내가 뭘 잘못했느냐' 하니까 모른다고 계속 해요. 고개를 이렇게 흔들면서(좌우로) 말도 안 하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만 계속 연발을 해요. 그런데 좀 이따가 그 경비원들이 세 사람이 왔어요.]

여기서 모녀는 더 화가 났다고 합니다.

<모녀 인터뷰 中>

"(다른 경비원들이) 저한테 와가지고 어른 앞에서 다리 이렇게 흔들고, 뭐 눈 아래 위로 쳐다보고, 세 사람이 다 히죽히죽 웃고.. 그건 아니잖아요. (중략) '아이고 죄송했습니다' 제가 그냥 (직원들이) 그렇게만 했어도 끝날 일이에요. 끝날 일인데, 이 사람들이 일을 키운 거죠. 그래서 화가 나다보니까. (중략) (해당 주차 요원에게) 정중하게 꿇어 앉아서 사과하라 했어요. 그러니까 울면서 꿇어 앉더라고요.

그런데 애들이 또 왔어요, (동료) 주차요원 들이. 그러더니 이러면서(팔을 잡아 끌어 올리는 시늉을 하며), 자꾸 이렇게 이렇게 (무릎 꿇은 주차 요원을 일으켜) 세워요, 제 허락도 없이. 그건 아니잖아요. 부모로서도, 어른으로서도, 그거는 누구도 용납을 못 하잖아요. 그래서 (동료 주차 요원들에게) 왜 그러느냐고, (무릎 꿇게) 놔두라고. 그러면서 내가 '진정한 동료애는 친구가 뭘 잘못했는지 물어보고, 자신들이 판단했을 때 '아! 이게 내가 동료애다' 싶으면 같이 꿇어 앉아서 판단하고 나한테 사과해야되는 일이다' (라고 얘기를 해 줬어요.)

결국 이런 실랑이 끝에 동료 주차요원들 3명이 추가로 무릎을 꿇었다고 했습니다.

<모녀 인터뷰 中>

[딸 : 그렇게 돼서 그렇게 사과를 하고 그 직원 분들이 무릎 꿇고 사과를 하셨어요. 결국에는 다 하셨어요, 그 (나중에 온 동료 주차 요원) 세 분도요.]

[취재진 : (그러면) 총 네 분(이 무릎을 꿇은 건가요?)]

[딸 : 네, 그렇게 된 거였어요.]

해당 주차 요원은 이런 과정을 거쳐 약 1시간 가량 무릎을 꿇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 쟁점2. 뺨 때렸다 vs 때리지 않았다

경찰이 재빨리 수사에 착수한 이유도 사실 이 폭행 부분이 가장 큽니다. 처음 인터넷에 올라온 목격담에 의하면 모녀가 주차요원의 따귀를 때렸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모녀는 이 부분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다음은 모녀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모녀 인터뷰 中>

[취재진 : (인터넷 상의 목격담에는) 주차요원 따귀를 때리셨다고 돼 있던데요.]

[어머니 : (손사래를 치며) "아니요, 아니요! 그것도 너무 억울한 거예요. 내가 때릴 것 같았으면 한 대 때리고 가지, 그 아이한테 사과하라고 안 하죠. 무릎꿇어서 사과하라고 안 하죠. (중략)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교육이 너무 아니에요. 요즘 시대가 너무 엉망인 거에요. 부모들이 자식을 교육을 잘 시켜내보내야 부모도 욕을 안 듣고 자식도 욕을 안 듣지 않습니까. 그래서 나는 이제 그런 차원에서, 내가 만약에 그 애들을 때리고 싶고 모진 마음이었으면 따귀를 때렸겠죠. 전혀 (그런 마음은 아니었어요).

제가 걔(주차 요원)를 보고 (옆에 앉은 딸의 양 팔을 붙잡고 앞뒤로 흔들며) '너 왜 그랬어' 한번 이렇게는 했어요.그런 거는 있을 것 같아요. 아마 CCTV를 보면 아실텐데.]

그러니까, 본인이 주차 요원과 약간의 실랑이는 있었을지 몰라도, 인터넷에 올라온 목격담 처럼 따귀를 때린 일은 없다는 겁니다.

● 쟁점3. 욕설 했다 VS 하지 않았다

해당 주차 요원의 누나는 인터넷 게시판에 '모녀가 입에 담지 못할 상스러운 욕을 했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당시 사건 목격자 역시 모녀가 심한 욕설을 하며 고함을 치는 것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목격자 인터보 내용입니다.

<목격자 인터뷰 中>

[목격자 : 그 아줌마(어머니)는 '내가 여기서 640만원을 쓰고 왔어 임마, 아니 740만원', 그러면서 큰소리 치면서 딸인지 누군지랑 막 흥분해서 그래갖고 있더라고요. 완전히 고함이었죠, 뭐. 욕도 사정없이 해대고.]

[취재진 : 육두문자로 욕을 했나요?]

[목격자: 네. (중략) '야, 이 XX들아, 내가 임마' 이런 내용이죠, 뭐. 'XX들 내가 다 잘라버려야 되겠네, 어쩌네'.]

하지만 주차 요원 측과 목격자의 증언과는 다르게, 모녀는 욕설을 하지 않았다고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모녀 인터뷰 中>

[어머니 : 쌍욕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그거(해명) 해야지. 그 셋 주차요원 들 중에 제 성이랑 똑같은 명찰이 딱 보였어요. 그래서 내가 '어! 우리 0씨네!' 하면서, '우리 집안에는 이렇게 막하고 쌍놈이 없다', 제가 그렇게 했어요. '집안 망신시킨다. 내가 니 항렬이 뭐냐?' 제가 이제 쌍욕을 한 게 아니고 '우리 집안에는 그런 쌍놈이 없다' (라고 한 거예요.)]

이상이 모녀와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취재진은 무릎을 꿇었던 주차 요원도 직접 만나 당시 상황에 대해 들어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일이 벌어진 직후 백화점에 사표를 제출한 주차 요원은 여행을 떠났다며 연락이 두절 된 상태였습니다. 다만, 해당 주차 요원의 누나가 인터넷 게시판에 관련 내용을 간간이 올리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주차 요원의 누나는 동생이 더 이상 사건이 알려지는 것이 싫다고 함에 따라, SBS <그것이 알고싶다> 측과만 인터뷰를 하겠다고 밝히고는 더이상 외부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

● CCTV로 확인해 본 쟁점

가장 객관적인 자료인 CCTV 내용에는 당시 상황이 그대로 녹화가 돼 있었습니다. CCTV를 통해 모녀의 주장과 당시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직접 확인한 CCTV장면을 토대로 위에 언급한 쟁점을 정리해 봤습니다.

① CCTV로 직접 확인한 쟁점1. 모녀는 왜 화가났는가?

<CCTV 내용>

기둥 옆에 검은색 대형 승용차가 주차돼 있습니다. 이 차 운전석 창문 쪽으로 주차요원이 다가와 허리를 숙이고 운전자와 대화를 합니다. 3~4초 뒤 주차요원은 허리를 펴고 일어나 승용차 후방으로 걸어 갑니다. 그리고 다시 3~4초쯤 뒤, 차 뒷쪽에 있던 주차 요원이 갑자기 권투 선수처럼 주먹을 오른손, 왼손 앞으로 빠르게 뻗으며 차량 후방에서부터 후다닥 뛰어나와 검은색 승용차 옆을 빠르게 지나쳐 주차장 저 편으로 달려갑니다.

- 모녀 주장과 일치하는 부분: 주차 요원이 차 뒤로 돌아가 주먹질을 했다는 내용은 모녀의 얘기와 일치했습니다.

- 모녀의 주장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모녀는 인터뷰에서 "딱 내 차 앞에 와가지고 갑자기 막 이런 행동(양 주먹을 번갈아 휘두르며 권투하는 동작)을 수 없이 했어요" 라고 말했지만, 녹화된 영상에는 차 앞에 와서 주먹질을 하는 장면은 없었고, 주먹을 앞으로 내지르며 빠른 속도로 달려서 차를 스쳐지나가는 모습만 녹화가 돼 있었습니다.

② CCTV로 직접 확인한 쟁점2. 따귀 때렸다 VS 때리지 않았다

<CCTV 내용>

주차 요원이 허공에 주먹질을 하며 모녀의 차 옆을 뛰어서 지나간 바로 직후, 딸이 차로 다가옵니다. 어머니는 운전석에서 나와 주차 요원이 지나간 방향을 손가락으로 가르키고 무어라 얘기를 합니다. 그러자 딸이 주차 요원이 달려간 방향으로 달려가고, 잠시 뒤 딸과 함께 주차 요원이 모녀의 차 앞으로 다시 옵니다. 어머니는 주차 요원에게 무언가를 따지듯 한동안 얘기를 하다가 주차 요원의 어깨를 손으로 밀칩니다.

잠시 뒤 무릎을 꿇고 있는 주차 요원 주변으로 동료 주차 요원 들이 몰려 듭니다. 동료 주차 요원들이 무릎을 꿇고 있는 주차 요원에게 무언가 말을 하는 듯한 장면이 나옵니다. 그러던 중 어머니는 옆에 서 있던 동료 주차 요원 한 명의 어깨를 또 한번 손으로 탁 치듯 밀칩니다.

- 모녀의 주장과 일치하는 부분:CCTV상에는 주차 요원의 따귀를 때리는 장면은 나오지 않습니다.

- 모녀의 주장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모녀는 인터뷰에서 "제가 걔(주차 요원)를 보고 (옆에 앉은 딸의 양 팔을 붙잡고 앞뒤로 흔들며) '너 왜 그랬어' 한번 이렇게는 했어요"라고 얘기를 했는데, CCTV 상에는 해당 주차 요원의 어깨를 미는 것 한 번, 그리고 추후 모여 든 다른 동료 주차 요원의 어깨를 미는 것 또 한 번, 이렇게 두 차례 주차 요원의 어깨를 미는 장면이 나옵니다.

마지막으로 욕설 부분은 CCTV에 소리가 녹화되지 않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이 부분을 놓고는 주차 요원 측과 모녀 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지만, CCTV로 확인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이번 취재파일에서는 다루지 않겠습니다. 이 부분은 추후 경찰 조사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위에 묘사한 CCTV영상의 풀버전은 이번주 토요일 방송 될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손님의 권리는 어디까지 인가?

정리 해 보겠습니다. 녹화 된 CCTV내용 상, 주차 요원이 주먹질을 하며 달려 나간 것이 사건의 발단은 맞는 것 같아 보입니다. 사실 누구나 하는 흔한 행동은 아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행동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손님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볼 문제는 남습니다. 과연 손님의 권리는 어디까지인가 하는 것입니다. 직원을 1시간 가까이 무릎을 꿇게 한 것이 과연 맞는 일일까요? 이에 대한 판단은 모두 다를 겁니다. 모녀의 인터뷰를 담은 어제 저희 기사에 참 많은 댓글이 담겼습니다. 주욱 훑어보니 '그래도 모녀가 너무 지나쳤다'는 의견이 우세한 가운데, '기분이 상당히 나빴을 것 같은데, 그럴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조금씩 보였습니다.

제가 답을 내는 대신, 이번 일로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는 주차 요원의 누나가 인터넷에 남긴 글 몇 줄을 옮겨 보겠습니다.

[저도 어릴때 그런 비슷한 알바 해봤고 무조건 제 동생 아무 잘못 없다고 생각 하지 않습니다.. 어찌 됐던 초반에 고객응대 미숙했고 감정을 제대로 못 숨기고 가면서 그런 제스쳐를 취한것도 어찌보면 걸렸으니 본인 탓인거죠.. 욕 잠시 먹고 혼날 수 있다 생각 합니다만..정도라는게 있지 않습니까?]

[학비 한번 벌어보겠다고 처음 알바한 동생이 저땜에 그런일을 당한것 같고 가까이에 있는데 제대로 지켜주지도 못하고 그런 험한 꼴을 당했구나 생각하니 숨이 막혀서 말이 안 나오더라구요.]

잊을 만 하면 터져 나오는 '갑의 횡포' 사건. 20대 초반의 주차 요원에게 백화점 고객은 어쩌면 '갑'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갑'이 권리를 행사할 때,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함께 하는 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차에 대고 주먹질"…'백화점 모녀' 단독 인터뷰 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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