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대한항공에 '조사 가이드라인'.."유출경로 조사"도 논란

홍재원 기자 2014. 12. 2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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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땅콩 회항'에 대해 임원들에게 일종의 '조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런 정황에 대해 조 전 부사장이 직접 증거 인멸을 '지시'한 증거라고 보고 수사 중이다.

20일 대한항공과 검찰에 따르면, 검찰은 조 전 부사장 관련 대한항공 내부 문건을 확보했다. '땅콩 회항' 후 여모 상무 등 임원들이 조 전 부사장에 보고한 내용으로, '지시하신 승무원들의 절차 미준수 사항에 대해 보고 드린다', '해당 승무원들에 대한 경위서를 접수했다' 등의 표현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땅콩 회항'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조 전 부사장과 검찰 건물 등을 합성한 장면.

조현아 전 부사장이 사건 후 임원들에게 '승무원들이 매뉴얼을 어겼는지 파악하라'고 지시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맏딸인 조 전 부사장이 매뉴얼 언급은 사건을 조사해야 할 대한항공 관련 임직원들에게 일종의 '가이드 라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총수 일가의 가이드 라인이 나오면 임직원들은 이에 맞춰 조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 문건에 대해 조 전 부사장이 대한항공에 사실상 증거 인멸 지시한 물증이라고 보고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다.

승무원들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사건 후 직원들의 메시지 및 진술을 통해 이 사건의 경위가 어떻게 외부로 유출됐는지 파악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기내 질서를 농단했는데도 회사 측은 유출 경로만 파악하려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유출자 파악 지시는 누가 했는지, 또 공익제보자에 대한 인권침해 및 위법성 여부 또한 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1인자'인 부친을 보고 자란 조 전 부사장은 고생을 모르고 크면서 사람들에게 군림하는 등 '그들만의 리그'에 매몰돼 리더로서의 자질이 부족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뉴욕 JFK공항에서 탑승해 기내 승무원의 땅콩 과자 제공 서비스에 불만을 품고 고성을 지르며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검찰은 대한항공 본사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으며 조 전 부사장도 소환 조사했다.

<홍재원 기자 jwh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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