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돈벌어 짐 덜어드린다더니.." '효손' 항해사마저..
[한겨레] 오룡호 김순홍씨 주검으로 발견
부모 없이 친할머니 손에서 자라
"말도 못할 정도로 억수로 착했대이. 진짜 효심 깊은 아이다."
러시아 서베링해에서 침몰한 명태잡이 원양어선 '501오룡호'에서 3등 항해사로 일하다 3일 바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김순홍(21)씨의 한 친척 할머니는 그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찍어냈다.
김씨는 어릴 적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다.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숨지고, 어머니는 집을 나갔다. 김씨는 형, 누나와 함께 친할머니의 손에서 자랐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구김살이 없었다고 한다.
김씨는 중학교를 졸업한 뒤 배를 타려고 경남 남해에 있는 경남해양과학고에 진학했다.
"친할머니가 힘들게 손자들을 키우고 있으니까 빨리 돈을 벌어 할머니 짐을 덜어드리고 싶었던 거야."
경남해양과학고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김씨는 사조산업에 취직해 꿈에 그리던 선원이 됐다. 첫 월급을 탄 김씨는 "가족에 힘이 됐다"며 기뻐했다고 한다.
김씨는 지난 1월17일 3등 항해사로 '501오룡호'에 탔다. 두 번째 원양어선 승선이었다. 하지만 지난 1일 침몰 사고로 실종됐다가 이날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부산/김영동 기자
<한겨레 인기기사>■ "문고리 3인방은 '생살'…정윤회 전처는 '오장육부'"■ [카드 뉴스] 원숭이도 알 수 있는 박근혜 정부 '그림자 권력' 암투기■ 사조 원양어선 침몰 순간, 김계환 선장 '최후 교신'에서…■ 검찰 공소시효 하루 앞두고 조희연 교육감 기소, 왜?■ [화보] "왕년엔 내가 스타"…스포츠 전설들의 옛 모습
공식 SNS [통하니][트위터][미투데이]| 구독신청 [한겨레신문][한겨레21]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