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세수 427조원 급감..'저유가 저주' 흔들리는 중동(종합)

장순원 2016. 1. 4.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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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가 지속하면서 중동 경제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현재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에 머문 상황에서 정부 예산을 충족할 수 있는 산유국은 거의 없다.

◇작년 한 해 30% 더 빠진 국제유가‥산유국 재정 구멍작년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11곳 주요 산유국의 원유 수출 총액은 3600억달러(약427조원) 급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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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구멍나면서 중동 곳곳서 긴축 선회사회불안 커질 까 정책 운신의 폭 좁아져오일머니 회귀움직임..금융시장 변동성 커져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저유가가 지속하면서 중동 경제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현재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에 머문 상황에서 정부 예산을 충족할 수 있는 산유국은 거의 없다. 나라 곳간이 텅텅 비면서 재정위기 가능성이 커졌지만 당장 돈을 죄면 내부 불만이 들끓을 가능성이 만만치 않아 운신의 폭도 좁다. 이처럼 오일머니가 위축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요소가 될 가능성이 한 층 커졌다.

◇작년 한 해 30% 더 빠진 국제유가‥산유국 재정 구멍

작년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11곳 주요 산유국의 원유 수출 총액은 3600억달러(약427조원) 급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산유국들은 세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유값이 급락하자 재정은 직격탄을 맞았다. 국제유가는 현재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내려와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육가가 30%가량 떨어졌다.

이에 따라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재정 적자가 980억달러(약 114조원)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총생산(GDP) 대비 15% 수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신문은 11곳 산유국의 재정적자 규모가 GDP 대비 평균 11%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 (IMF)은 사우디 등 원유수출국이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재정지출을 포괄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경고할 정도다.

◇허리띠 졸라매는 산유국‥국내 사회불안 우려에 발목

중동 국가들은 당장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사우디는 내년 공무원 월급을 삭감하고 국내 휘발유 가격을 67% 인상하는 것을 포함해 세출을 14% 줄이기로 했다. 쿠웨이트는 보조금을 줄여 기름값을 올렸고 바레인도 가스나 의료비를 올리는 식으로 재정 긴축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이 자칫 내부적 불만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왕정 국가가 대부분인 중동지역 주요 산유국은 지난 2011년 시작된 민주화 운동 ‘아랍의 봄’을 차단하기 위해 공공요금을 공짜로 돌리고 공무원을 대폭 충원하는 포퓰리즘(인기몰이 정책)을 대거 도입했다. 이는 모두 재정이 대거 투입되는 선심성 정책이다.

그러나 이들 산유국이 긴축으로 방향을 틀면 사회불안이 확산할 가능성도 커진다. 최근 사우디가 서구진영과 이란 반발에도 시아파 인사 4명을 전격 처형한 것도 정치·경제적으로 커진 국내 불안을 종파갈등을 부추겨 돌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도 커질 듯

산유국들은 재정에 구멍이 나자 해외에 투자된 막대한 자금을 끌어써야 할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실제 지난해 7~9월 사이 적어도 190억달러의 돈이 중동으로 유입됐다. 사우디 국부펀드는 지난해 11월에만 유럽 주식을 총 20억달러 어치 팔아치웠다. 이는 사우디가 부족한 재정을 해외 투자금으로 메우는 것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신흥시장으로 흘러들었던 글로벌 유동성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오일머니의 회귀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을 더 확대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중동 국부펀드는 비밀주의 성향이 강해 어디서 얼마나 자산을 매각할 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것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아드난 마자레이 IMF 중동·중앙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요동치고 있는 시장에서 중동 국부펀드마저 억지로 자산을 매각해야 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장순원 (crew@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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