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에 역주행 하는 상아탑

2014. 12. 1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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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지고 껴안고' 甲교수들 잇단추문…범죄의식도 없어전자발찌 등 치외법권 인식…대학도 쉬쉬하고 넘어가

"언젠가 터질 줄 알았다." 지난 11월 서울대 수리과학부 K모(53) 교수의 성추행 의혹이 최초 보도됐을 때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는 삽시간에 들끓었다. 주목되는 것은 학생들의 반응이었다. 반응은' 설마'하는 당혹감 대신' 결국 터질 게 터졌다'는 식의 탄식과 냉소가 주류를 이뤘다. 교수의 제자 성추행 사건이 연달아 보도되면서, 그동안 대학이' 전자발찌' 치외법권처럼 치부돼 사회적 감시가 깜깜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피해 사례를 들여다보면, 사제 관계를 갑을(甲乙) 관계로 인식한 가해 교수들은 웬만한 범죄자보다 지속적ㆍ노골적으로 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나타났다.

K 교수는 지난 7월 학술대회를 준비하면서 데리고 있던 20대 여자 인턴을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회식 후 귀가하던 길에 서울 한강공원에서 인턴을 성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소속의 또 다른 교수도 지난달 17일 서울 강남역 소재 카페에서 회식을 마치고 나서 피해 여학생을 바래다 주겠다며 따라 나선 뒤 강제로 입을 맞추는 등 추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중앙대 A 교수도 올초 자신의 연구실에서 모두 3차례에 걸쳐 제자를 성추행한 것으로 학내 조사 결과 드러났다.

고려대 역시 공대 B 교수가 지난 6월부터 여자 대학원생에게 입맞춤을 시도하는 등의 혐의를 받고 있으며 강원대 C 교수는 학과 사무실 등에서 학생에게 신체접촉을 반복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은 교수의 제자 성추행 사례가 최근 문제인 것처럼 비치지만 지금까지 쉬쉬했을 뿐 암암리에 계속됐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대학원에 재학 중인 D(27ㆍ여) 씨는 "요즘 언론에 거론되는 사례처럼 명확한 피해 말고도 민감한 신체 부위를 실수인 척 스치거나 빤히 몸을 쳐다보는 등 피해를 주장하기에 애매한 사례까지 합치면 피해 사례는 급격히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대학생 E(24ㆍ여) 씨는 "연구실에서 남자 교수님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는데 정말 놀란 것은 그 여유로운 태도였다"며 "그 태도를 보고 이런 짓이 한 두번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지난 10월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와 13개 대학원 총학생회가 발표한 '대학원생 연구환경 실태조사'를 보면, 대학원생의 45.5%는 '교수로부터 언어ㆍ신체ㆍ성적 폭력이나 차별, 사적 노동 등 부당한 처우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들 중 65.3%는 '그냥 참고 넘어갔다'고 응답했다. 참고 넘어간 이유에 대해 48.9%는 '학점, 졸업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서', 43.8%는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대학 측의 실효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발간한 '대학교 성희롱ㆍ성폭력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기준 280개 대학교 중 성희롱ㆍ성폭력 관련 규정에 학생의 조사대책기구 참여를 명시한 대학은 53%에 그쳤고, '외부전문가의 참여'도 20%에 불과했다. 학생은 쏙 빼고 대학 교수와 직원에게 문제 해결을 일임하는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학 측의 방관은 더 문제라는 지적이다.

쉬쉬 하다가 결국 일이 터지면 그때 할 수 없이 나서고, 그것도 대학 책임은 없는 듯 사표로 처리하는 등 임시방편의 대책으로만 일관하고 있어 대학 내 '갑(甲)교수님'의 성추행 사건은 근원적으로 없어지지 않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이지웅 기자/plato@heraldcorp.com-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래 엘리트를 위한 영어신문 주니어헤럴드유이 '호구의 사랑' 캐스팅, 이유 보니…'완벽하네'케이트 업튼, 사생활 사진유출 "남친과 올누드로…"헨리 여동생 '미스 토론토 출신', 대회 영상 보니? '완벽 미모에 몸매까지…'쏘나타→아반떼→모닝, 중산층의 몰락이 가져온 엔트리 카의 '변화'日 G컵녀 시노자키 아이, '주체안되는 볼륨'이 악물었지만… 송가연 "항복 안 했다"수지, 밖에선 과감? 中 공연 파격 의상 보니…'가슴골 노출까지''힐링캠프' 션 정혜영 "10년 간 안 싸운 비결…3가지만 명심"남성들이 여자친구의 '섹시한 속옷'을 좋아한다는 편견을 버려라강소라, '3만원 드레스' 명품 만든 비결이…발레 스트레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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