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혜성의 첫만남

2014. 11. 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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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0년전 발사된 유럽우주선 로봇

오늘 새벽 지름 4㎞ 혜성 탐사 나서

첨단 장비 장착…토양 분석도 가능

'지구 생명의 기원' 검증 등 큰 기대

인류의 눈길이 작은 혜성 하나에 쏠렸다.

유럽의 우주 탐사선 로제타호에 탑재된 혜성 탐사로봇 파일리가 세계표준시(GMT)로 12일 오후 4시(한국시각 13일 새벽 1시)에 혜성 '67P/추류모프-게라시멘코(C-G)'에 착륙한다고 유럽우주국(ESA)이 11일 발표했다. 인류가 보낸 탐사선의 첫 혜성 착륙이다. 지난 2004년 3월 로제타호가 아리안 5호 로켓에 실려 발사된 지 꼭 10년 8개월 만이다.

무게 100㎏에 소형 냉장고 크기의 탐사로봇 파일리는 고성능 카메라를 비롯해 10개의 첨단 과학장비를 장착하고 있다. 혜성의 표면 사진을 지구로 전송하는 것은 물론, 혜성 지표층부터 30㎝ 내부까지의 토양을 고루 채취하고, 혜성에서 분출돼 긴 꼬리를 구성하는 수증기와 먼지의 화학 성분을 분석해 태양계 형성 시점의 비밀에 접근할 수 있는 결정적 실마리를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 혜성은 현재 태양 쪽으로 접근하는 궤도 위에 있어, 태양풍의 영향으로 수증기 분출량이 갈수록 많아지는 향후 몇 개월이 혜성 탐사의 최적기가 될 전망이다.

혜성 '67P/C-G'는 1969년 첫 발견자인 러시아 천문학자들의 이름을 따 명명된 최대 직경 4㎞의 꼬마 혜성이다. 고무 오리 장난감처럼 귀엽게 생겼지만 표면은 대부분 울퉁불퉁한 절벽과 협곡으로 이뤄졌다. 또 총알보다 수십배나 빠른 초속 18㎞로 태양 궤도를 6.5년 주기로 공전한다.

혜성은 약 46억년 전 태양계 형성 당시의 먼지와 가스, 광물질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 '타임 캡슐'과도 같다. 지난 2005년 7월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우주선 딥 임팩트호에서 혜성 템펠 1호에 발사체를 충돌시켜 얼음과 먼지 구름을 피워올리는 실험을 한 적은 있지만, 혜성 표면 위에 직접 탐사로봇을 착륙시켜 성분 분석을 시도하는 것은 인류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과학자들은 이번 혜성 탐사를 통해, 수십억년 전 지구가 수많은 혜성들과의 충돌로 물과 유기물질을 전해받고 궁극적으로 생명의 기원이 열렸다는 가설을 검증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유럽우주국이 이번 로제타 프로젝트에 13억유로(약 1조7800억원)의 거액을 투자한 이유다.

로제타호는 2004년 3월 발사된 지 꼭 3년 만인 2007년 2월에 화성 인근을 지나면서 '중력 도움'(우주선이 행성이 끌어당기는 중력을 이용해 추진력을 보태는 방법)으로 가속도를 얻어 혜성의 궤도를 쫓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1년 6월 태양에서 멀어지면서 태양전지판의 동력이 약해져 지구와 일체의 송수신이 끊기는 '동면' 상태에 들어갔다가 약 3년 만인 올해 초 다시 태양과 가까워지는 궤도에 들어서면서 연락이 재개됐으며, 지난 8월부터는 혜성과 랑데뷰 비행을 하면서 착륙 시점을 계산해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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