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역풍' 맞을라..새누리 '선별적 복지' 논의 유보

김태은 기자 입력 2015. 4. 2. 12:03 수정 2015. 4. 2.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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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선별적 복지 주장 당분간 논의 안해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the300]선별적 복지 주장 당분간 논의 안해]

홍준표 경남지사가 터트린 '무상급식 중단' 폭탄으로 새누리당에서 복지 논의가 쏙 들어갔다. 경남도의 무상급식 중단을 계기로 선별적 복지 전환 목소리를 높이려다 오히려 역풍을 맞을까 대응책 마련에 부심한 모습이다.

2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경남의 무상급식 중단과 관련한 언급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보편적 복지를 선별적 복지로 전환하자는 얘기도 사라졌다.

무상급식 중단 결정에 이어 미국 출장 중 골프 파문을 일으킨 홍 지사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무상급식·무상보육 정책에 대한 입장을 재정립한다면, 그것은 공약 후퇴, 공약 변경이 될 수 있는 일이므로 5월쯤에 가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당의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논의 자체를 미뤘다.

당내에선 '홍준표발(發) 무상급식 중단' 논란이 4·29 재보선은 물론 내년 총선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정 부족 문제에 대해 아이들 밥부터 손 대느냐는 비판 여론이 부담스러운데다 홍 지사에 대한 반감도 적지 않다.

당장 경남 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공식·비공식적으로 홍 지사의 무상급식 중단 결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새누리당 경남도당위원장인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홍 지사의 미국 출장 골프가 부적절했다'고 정면 비판한 데 이어 당정협의를 통해 무상급식 중단 문제 해결을 모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개별적으로 새누리당 지도부에 사태의 심각성을 전달하는 의원들도 있다.

전날 원유철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부친상 빈소에서 경남 지역의 한 의원은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에게 "무상급식 중단 취지가 비록 옳은 면이 있다 하더라도 홍 지사 방식이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입지가 크게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 지사가 무상급식 중단을 결정한 직후 새누리당은 이를 반기는 분위기였다.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면서 여론으로부터 맞게 될 매를 홍 지사가 대신 맞아주는 효과 때문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달 12일 울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무상급식 재원은 국비 지원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무상급식 제도 변경)은 도지사의 재량적 문제"라며 홍 지사의 결정을 "높이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새누리당 한 중진의원은 "진주의료원 폐업 당시에도 홍 지사가 노조 문제를 내세워 이념 논쟁을 일으켜 폐업하지 않아도 될 의료원을 폐업했는데 청와대와 여당은 은근히 이를 반겨 홍 지사에 편승하는 모습이었다"며 "홍 지사의 경쟁력이라면 경쟁력"이라고 꼬집었다.

부산경남 지역 한 초선 의원은 "홍 지사가 골프를 좋아하긴 좋아한다"며 "중앙 정치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이번 무상급식 논란에서는 홍 지사 때문에 당이 부담을 지게됐다"고 지적했다.

김태은 기자 tai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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