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뒤늦게 해명..그마저 황당

2014. 10. 2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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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할말 없다" 침묵 일관하다

비판 커지자 입장 밝혀

"공약보단 안보" 라면서도"공약 파기는 아니다"

청와대가 한-미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재연기 합의가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 파기라는 지적에 대해 24일 "공약의 철저한 이행보다는 국가 안위라는 현실적 관점에서 냉철하게 바라봐야 할 사안"이라며 "공약 파기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대한민국이 전작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정부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안보 상황을 고려하면서 전작권 전환 준비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작권 환수 연기 합의 뒤 침묵하던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전작권 전환 정상 추진' 공약 파기 지적이 거세지자 뒤늦게 해명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의 설명은 '공약 이행보다 국가 안위를 고려했다'면서도 '공약 파기는 아니다'라거나, '전작권 환수를 연기하지만, 전작권 행사에 대한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등 앞뒤가 안 맞거나 모호한 부분이 많아 '급조된 변명'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민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선 전작권 재연기에 대한 거듭된 질문에도 "정리된 입장을 말씀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가, 논란이 일자 오후에 '청와대 입장'을 이렇게 밝힌 셈이다.

민 대변인은 "전작권 전환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전환 시점, 전환 이후에도 우리 안보에 한 치의 빈틈이 있어서도 안 된다는 것이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며 "근본적으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한다는 정부 입장은 변한 게 아니다. 공약 파기가 아니다"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2월 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있었고, 이어 3~4월에도 북한의 의도적 안보위기 조성이 있어서 안보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했다"고 전작권 전환 재연기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전작권 환수 연기 협상을 맡았던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2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46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우리의 전작권 전환 의지는 확실하고, 의지를 뒷받침할 이행체제도 내년까지 만들 것"이라며 비판 여론 진화에 나섰다. 한 장관은 이번 안보협의회의에서 전작권 전환 시점을 명시하지 않아 '사실상 무기한 연기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 "상당히 비약적인 해석 아닌가 생각한다"며 "2020년대 중반이면 조건이 충족되고 전작권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것이 국방부 입장이며, 전작권을 전환한다는 기본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청와대와 국방부의 설명은 전작권 환수 연기를 이미 합의한 뒤 국민들에게 '안보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일방통보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현 정부의 '불통 문제'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용산 및 동두천 기지 잔류에 대한 갑작스런 결정으로 해당 지역과 관련 도시계획이 혼란에 휩싸이게 됐지만, 이에 대한 유감 표명이나 설명도 없었다. 대통령이 공약한 '국가 주권'에 관한 내용을 미국과 1년6개월여 협상을 하면서도, 정부가 그 과정을 국민에게 알리고 공론화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은 앞으로도 계속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전작권 환수 시기를 '2020년대 중반'으로 지목했으나, 청와대는 '전작권 전환 조건을 최대한 조기 달성하겠다'고 밝혀 환수 시기에 대한 청사진이나 계획도 명확하지 않음을 드러냈다.

석진환 기자, 워싱턴/박병수 선임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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