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전환시기 명기 놓고 막판까지 '줄다리기'

2014. 10. 24.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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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韓, 또 번복 우려" 韓 "군사주권 문제"

한·미 양국은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합의하기까지 진통에 진통을 거듭했다.

특히 미 측에서 예정된 한·미안보협의회(SCM) 일정을 일방적으로 늦추는 등 '외교적 결례'까지 범하면서 SCM 분위기는 그다지 유쾌하지 못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미국 워싱턴에서 23일(현지시간) 열린 제46차 SCM은 '2015년 12월1일'로 예정된 전작권 전환 시기를 언제까지 연기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세간에서는 전환 시점이 2020∼2022년 사이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지난 5월 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 양국 국방장관의 '샹그릴라 대화' 이후, 구체적인 전환 시점을 명시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고 결과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2020년대 중반쯤이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심리적인 가이드라인'만 정한 것이다.

양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은 SCM 공동성명에 전환 시점을 못박는 데 난색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한반도 안보상황이 거의 널뛰기 수준이고 한국군의 대북 억제력이 충분하지 못해 이번에 전환 시기를 특정하더라도 또다시 연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고 한다. 앞서 노무현정부와 이명박정부에서 결정한 전작권 전환 가이드라인을 한국이 번복한 데 따른 의구심이었다.

그럼에도 우리 측은 한국 국민 상당수가 전작권을 '군사주권'으로 인식하고 있어 전환 목표년도를 확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개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환 연도를 명시하지 말자고 어느 쪽에서 제의했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상호 공감한 것"이라며 "1차 고위급협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서로 생각을 내놓았다. 누가 먼저라고 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SCM과 양국 외교·국방장관 간 '2+2 회의' 일정은 오락가락했다. 미 측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을 이유로 여러 차례 일정 변경을 요구하거나 행사 공개 범위를 축소했기 때문이다. SCM의 경우 현지시각으로 23일 오전 8시30분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23일 오후로 연기됐다. SCM 이후 바로 열려던 2+2 회의는 아예 24일 오전으로 날짜가 넘어갔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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