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모뉴엘 대출사기' 수출입은행장 비서실장 체포
【서울=뉴시스】천정인 기자 = 중견 가전업체인 '모뉴엘'의 수천억대 대출사기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금품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수출입은행 관계자를 전격 체포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김범기)는 26일 모뉴엘의 부실대출 의혹과 관련해 금품 청탁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현 수출입은행장의 비서실장인 서모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다.
서씨는 대출담당 부서장으로 재직할 당시 모뉴엘의 대출한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수 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모뉴엘 박홍석(52·구속기소) 대표 등 관련자들에 대한 계좌추적과 증언 등을 통해 서씨에게 금품이 건네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서씨를 시작으로 모뉴엘 대출에 관여한 수출입은행 관련자들을 살펴보는 한편 무역보험공사 등 다른 신용대출 담당 직원들 역시 수사 선상에 올려두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모뉴엘의 부실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단서가 발견되는 대로 사법처리할 계획이다.이와 관련해 검찰은 이날 모뉴엘의 대출 지급 보증과 관련해 업무상 편의를 제공하고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한국무역보험공사 허모(52) 부장을 체포하기도 했다.
모뉴엘은 로봇청소기와 홈시어터PC 등을 생산하는 국내 중견 종합가전기업으로, 은행에 갚아야 할 수출환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돌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현재 모뉴엘은 허위 해외매출 등을 근거로 국내 금융권에서 6700여억원을 빌린 뒤 갚지 않은 상태다.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잔액은 3100억여원에 달하며, 수출입은행 역시 보증이나 담보 없이 모뉴엘에 1135억여원의 신용대출을 집행했다.
이밖에 기업은행 1500억여원, 산업은행 1250억여원, 외환은행 1090억여원, 국민은행 760억여원, 농협 750억여원 등의 대출잔액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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