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모뉴엘 허위서류 믿고 거액 대출
[앵커]
수출 서류를 조작해 3조 원대의 대출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가전업체 '모뉴엘' 회장과 임원 2명이 구속됐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했더니 국책은행과 시중은행들이 가짜 서류만 보고 거액을 대출해줬기 때문이었습니다.
이경태 기자입니다.
[기자]
로봇청소기로 성공 신화를 썼다가 구치소 신세를 지게 된 박홍석 모뉴엘 회장.
박 회장은 수출 서류를 조작해 10여 개 은행으로부터 3조 2천억 원을 사기 대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박 회장은 먼저 브로커를 통해 미국과 중국 등지에 있는 탄탄한 전자제품 판매업체와 접촉했습니다.
만원 정도의 가치를 가진 제품을 시가 250만 원짜리로 둔갑시킨 뒤 거래한 것처럼 수출 기록을 부풀렸습니다.
판매업체들은 수출액 일부를 수수료로 받았고, 박 회장은 이 허위 수출 내역을 은행들에 내민 뒤 대출을 받았습니다.
사기 대출받은 돈 가운데 446억 원은 유령 회사를 통해 해외로 빼돌리거나 국내로 다시 들여왔고 도박자금 등으로 탕진했습니다.
특히 홍콩에 가짜 생산 공장을 만들어 세관의 감시를 피하는 것은 물론 은행의 대출 실사에도 대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박 회장은 점점 대담해져 나중에는 서류 조작만으로 실적을 만들었는데, 의심하는 은행은 없었습니다.
<이정희 / 서울세관 특수조사팀장> "동일한 물품을 6년 동안 동일한 가격으로 반복 수출했고 BL(탁송화물증권) 없이 해외에서 내륙 운송장을 사용해 수출을 증명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 세밀한 검토가 있었다면…"
박 회장이 아직까지 상환하지 않은 돈은 6천7백여억 원.
기업은행과 국민은행, 농협은행 등 가짜 서류만 믿고 고객의 돈을 내어 준 시중 은행들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뉴스Y 이경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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