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 박대표 체포..'007 작전' 막전막후

김민우 기자 2014. 10. 3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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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과정서 '누가 나를 말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토로

[머니투데이 김민우기자][조사과정서 '누가 나를 말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토로]

수출가격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사기대출을 받은 혐의로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의 박홍석 대표(52)가 검찰에 구속됐다. 6년동안 무려 3조2000억원의 대출을 받는 등 희대의 사기극을 펼친 박 대표를 구속하기까지의 과정에는 007 작전 뺨치는 관세청 직원들의 치밀한 전략이 있었다.

관세청이 최초로 조사에 착수한 시점은 지난 8월1일. 모뉴엘 내부의 공익제보자로부터 제보를 받고 조사에 착수했다. 관세청 외환조사과는 모뉴엘의 혐의점을 포착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8월 20일 외환조사과 직원들은 홍콩에 설립된 창고와 조립공장을 급습했다. 아무런 통보없이 현장에 급습해보니 공장에 있던 직원은 관리인 등 3명 뿐. 이 공장이 페이퍼 컴퍼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남은 것은 박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는 일이었다. 미국 시민권자인 박 대표는 당시 미국에 나가있었다. 자칫 세관당국의 조사사실이 알려지면 박 대표가 도주할 가능성이 높았다.

관세청은 경미한 법률 위반으로 박 대표를 불러들이기로 했다. 외환조사과는 일부러 모뉴엘 본사를 찾아가 '원산지 표시법 위반'혐의를 적용하며 이에 대해 소명할 것을 요구했다.

박 대표는 관세청의 요구에 직접 출석해 소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관세청은 박 대표가 입국하기만을 기다렸다. 입국 즉시 출국금지 조치할 준비도 마쳤다. 박 대표가 입국한 후 국세청은 모뉴엘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압수수색을 통해 수출환어음 사기와 외환 도피 혐의점을 찾아냈다.

조사를 담당한 관세청 관계자는 "작전대로 이행은 했지만 박 대표가 입국하지 않을까 걱정됐다"며 "입국 후에도 출국금지 조치를 했음에도 출석하지 않고 도주할까봐 노심초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박 대표는 조사에 순순히 응했다. 심지어 자신의 범행을 말려줘서 고맙다는 의사까지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결과 박 대표는 2007년도 미국에 수출함 홈시어터PC에 대해 항의가 제기되면서 수출 길이 막히고 제고가 쌓여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범행을 시작, 지금까지 스스로 제어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 관계자는 "박 대표는 도박에 40억원을 쓰는 등의 행위를 벌였지만 조사 과정에서 '누군가 나를 말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로 스스로의 범죄행각에 대해 두려워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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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민우기자 min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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