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 대표의 두얼굴 "앞에선 가정적 CEO, 뒤에선 도박도"

박계현 기자 입력 2014. 10. 31. 17:22 수정 2014. 10. 31.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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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엔 가정적 CEO 이미지 구축, 실제는 3조원 허위수출에 카지노 도박까지

[머니투데이 박계현기자][직원들엔 가정적 CEO 이미지 구축, 실제는 3조원 허위수출에 카지노 도박까지]

돌연 법정관리를 신청한 모뉴엘이 3조원대 허위수출 등으로 거짓 성공신화를 써왔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박홍석 모뉴엘 대표의 두 얼굴이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박 대표는 그동안 언론노출을 극도로 피하면서 회사 내에서는 '가정적인 CEO(최고경영자)'라는 이미지를 구축했다. 반면 관세청 등의 조사를 통해 밝혀진 민낯의 박 대표는 40억원을 카지노에서 날리고, 회사돈으로 초고가의 아파트 및 별장 등을 사는 등 극과극의 모습이다.

지난 22일 법정관리 신청 이후 모뉴엘 본사에서 만난 직원들은 박 대표에 대해 "가정적이고, 사람좋은 CEO"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 대표는 자신의 딸들의 이름을 따 모뉴엘이라는 회사명을 지었다고 알려져있다. 또한 경기 안영 석수동 사옥에 있는 어린이집에 교사 8명을 배치하는 등 평소 직원복지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는 후문이다.

박 대표는 또한 법정관리 신청 다음날인 23일 제주사옥을 찾아 직원들에게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울면서 사과하기도 했다. 특히 "우선 직원들에 사과하겠다"는 말로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려고 했다.

이렇다 보니 모뉴엘 직원들은 최근까지도 박 대표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았다. 일부 직원들은 "회사가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라며 회생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관세청 조사를 통해 박 대표의 어두운 얼굴이 드러나고 있다. 재산국외도피, 자금세탁, 수출입가격조작, 허위수출입, 불법해외예금거래 등 혐의내용만 보면 '같은 사람일까'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충격적이다.

특히 그는 120억원을 자금세탁해 국내로 반입, 40억원을 국내외 카지노에서 도박자금으로 쓰고 16억원짜리 개인별장을 구입하고 39억원을 신용카드 대금 및 가족생활비를 사용하는 등 황제처럼 돈을 펑펑썼다.

이처럼 박 대표가 두 얼굴의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극도로 언론 등 대외노출을 피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박 대표는 2009년 모뉴엘을 인수하며 대표이사에 올랐지만,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를 피했다. 대신 니혼게이자이 등 해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영관을 밝히는 등 해외언론을 이용해 자신을 포장했다.

국내 언론이 그나마 박 대표를 가끔씩 볼 수 있는 곳은 독일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등 해외전시장에서였다.

박 대표의 두 얼굴로 인해 최대의 피해자는 모뉴엘 직원들이다. 박 대표가 자신과 자기 가족들을 위해 아낌없이 돈을 쓰는 동안, 모뉴엘 직원들은 박 대표가 제시한 장밋빛 전망을 믿고, 살던 집을 팔고 제주도로 이사를 가기도 했다.

관세청과 검찰 등의 수사로 인해 그동안의 사기행각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모뉴엘 직원들의 허탈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모뉴엘 사옥 앞엔 그저 말없이 담배만 물고 서있는 직원들의 모습이 부쩍 눈에 띈다.

머니투데이 박계현기자 unmblu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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