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사고 57시간 만에 배상 합의..유족 결단 있었다

입력 2014. 10. 20. 17:30 수정 2014. 10. 2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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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테크노밸리 환풍구 추락사고로 숨진 희생자 16명의 유가족과 ㈜이데일리,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사고 발생 57시간여 만에 배상 협의를 매듭지었습니다.

27명의 사상자를 낸 대형 사고인데도 나흘 만에 신속히 마무리된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과다한 요구를 하지 않고 합리적인 선에서 판단한 유족들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배상금액을 통상적인 판례 기준에 따라 기준을 정하고 액수는 나중에 확정하는 식으로 협상에 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심각하게 쟁점이 되는 부분은 거의 없었습니다.

다만, 과실 비율을 기술적으로 계산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배상 주체는 '판교테크노밸리 축제' 행사를 주도한 것으로 명백히 드러난 이데일리와 경기과기원으로 우선 정했습니다.

그러자 이데일리와 경기과기원 사이에서 부담 비율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은 시작 6시간 만(19일 오후 9시 30분)에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경찰 수사에서 경기도와 성남시 등 다른 기관의 과실이 추가로 드러나면 배상 주체에 포함해 부담 비율을 정하자는 내용의 추가 조항을 넣어 해결 방안을 찾았습니다.

곽재선 이데일리 회장이 "책임질 일은 책임지겠다"며 사과하고 피해자 가족들에게 최대한 지원을 약속한 후인 어제(19일) 오후 3시 30분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된 협상은 밤샘 논의 끝에 사고 발생 57시간여 만인 오늘 새벽 3시 30분 타결됐습니다.

한재창(41·희생자 윤철씨의 매형) 유족 대표는 오늘 오전 10시 합의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조속한 합의 배경에 대해 묻자 "(배상 협의에 대해) 통상적이고 합리적인 선에서 합의하는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성남시장) 사고 대책본부 공동본부장은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서도 합리적인 결단을 내린 유가족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7일 오후 5시 53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광장 주변에서 환풍구 덮개가 붕괴되면서 일어났습니다.

환풍구 위에 서서 공연을 관람하던 시민 27명이 18.7m 아래로 추락,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하는 대형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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