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슝슝 환풍구, 5m로 올려라 수년간 외쳤건만"

2014. 10. 2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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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현정의 뉴스쇼]

-도처에 환풍구, 40m 깊이까지 있어

-펜스도 권장일 뿐… 높이고 조경해야

-안전요원 배치 규정도 강화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조원철 교수

지난 금요일에 발생한 성남 판교의 환풍구 붕괴 사고, 걸그룹의 공연을 보려고 환풍구에 올라갔다가 20여 미터 아래로 추락을 한 거죠. 참으로 어이없는 사고였습니다. 어떤 분들은 쉽게 말합니다. '환풍구가 올라가는 곳이냐', '왜 거기를 올라갔다가 변을 당하느냐' 그런데요, 그렇게 간단히 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우리가 잠깐만 돌이켜보면 우리 주변에 무방비로 놓여져 있는 환풍구 상당히 많습니다. 도로 곳곳에 나지막하게 놓여 있는 그곳이 그렇게 위험한 곳인 줄 몰랐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바람이 슝슝 나오는 곳을 재미삼아 걸어본 경험도 아마 적지않은 분들이 가지고 계실 거예요. 그러고 보면 이번 사고 역시 예견됐던 비극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짚고 넘어가보죠. 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조원철 교수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십니까?

[김현정의 뉴스쇼 전체듣기]

◆ 조원철> 네, 수고하십니다.

◇ 김현정> 도대체 위험한 환풍구를 왜 올라갔다가 사고를 당한 거냐, 이런 비난 하시는 분들 더러 계시는데 솔직히 말해서 이렇게 20m나 뚫려 있는 곳인 줄 저는 몰랐거든요, 환풍구라는 곳이?

◆ 조원철> 환풍구는 굴뚝입니다, 땅속에 들어 있는 굴뚝이에요. 10m, 20m, 깊은 데는 한 40m나 되는 깊이도 있습니다.

◇ 김현정> 40m씩이나? 지하주차장이 깊게 뚫려 있기 때문인가요?

◆ 조원철> 그건 지하주차장은 아니고 다른 특수한 시설인데 이게 땅속에 있으니까 환기를 해야 되거든요. 환기를 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렇게 깊이 그렇게 뚫어서 시설할 수밖에 없는 것이, 본래 기능이 공기를 빼내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그런데 왜 우리가 이렇게 위험한 건지를 몰랐냐 하면 그냥 우리 주변 도처에 나지막한 환풍구들이 널려 있어요.

◆ 조원철> 맞습니다. 예를 들어 지하철 환풍구만 해도 서울시내 2,240여 개가 있거든요. 그런데 지하철 환풍구는 지하주차장 환풍구하고 달리 이게 기존 도로 밑에다가 지하철을 만들다 보니까 구불구불하게 겨우 힘들게 최소한의 여건을 맞춰서 환풍구를 만들다 보니까 추락을 해도 그렇게 20m씩 깊이까지는 추락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중간에 시설물이 많기 때문에, 그런데 이런 건축물 지하 주차장은 이렇게 직선으로 한 10m, 20m 그 주차장 깊이에 따라서 만드는 것이 환풍효과가 가장 좋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깊게 판겁니다. 그리고 땅속에 묻혀 있으니까 일반 시민들은 깊이가 어느 정도인지 전혀 모르죠.

◇ 김현정> 가늠할 수가 전혀 없죠.

◆ 조원철> 전혀 모릅니다.

◇ 김현정> 특히 이번 판교 환풍구를 보면 화단과 연결이 돼 있더라고요.

◆ 조원철> 반드시 그렇게 되게 돼 있습니다.

◇ 김현정> 왜 그렇습니까, 그건?

◆ 조원철> 왜냐하면 보도에서부터 최소한 2m 이상 떨어져 설치하도록 돼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다 보니까 화단을 따라 걷다가 그냥 재미삼아서 환풍구 올라가서 걸어본 경험들, 바람 슝슝 나오니까 그게 또 재미있어서 걸어본 경험들이 특히 아이 때는 다 있거든요.

◆ 조원철> 다 있죠. 그런데 문제는 조금 전에 말씀하신대로 이 환풍구에서 나오는 공기는 최악의 공기입니다. 왜냐하면 자동차 배기가스가 바로 내 입으로 내 코로 들어오거든요. 그래서 최악의 공기 질이기 때문에 안좋고요. 이번 주차장도 마찬가지입니다.

◇ 김현정> 지금 말씀을 듣다 보니까 공기도 나쁘고 또 위험하기도 하고 여러 모로 상당히 주의해야 할 시설인데 환풍구가. 그런데 왜 지금까지는 특별한 규정, 이렇게 위험한 곳임을 알릴만한 규정이 없었던 겁니까, 어떻게 된 겁니까?

◆ 조원철> 현재까지는 없습니다, 불행하게도.

◇ 김현정> 왜 그렇습니까?

◆ 조원철> 저희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노면에서 한 5m 이상까지 높여서 배출시키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5m면 사람 키가 전혀 닿을 수 없을 정도 높이까지 올려라…

◆ 조원철> 닿을 수가 없죠. 그렇게 되면 거기서 배출이 되면 공기는 바로 하늘로 날아가면서 확산이 되어 버리는데, 특히 도로가에 밑으로 차가 다니면 확산 효과가 더 좋아지거든요. 그래서 한 5m 정도 높여서 환풍 시설을 하자, 제안을 하고 있는데 그렇게 시설을 하면 잘못하면 도시의 흉물이 되어 버릴 수가 있어요, 그냥 놔두면. 그래서 이걸 잘 조경을 해서 도시의 조형물로 만들자, 그러자면 돈이 더 드는 거죠.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또 있어요.

◇ 김현정> 뭔가요?

◆ 조원철> 도시조형물을 만들어놓으면 바로 가까이 있는 가게들의 앞을 가려버립니다. 시야가 가리니까 상업활동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문제제기를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러면 대안은 조형물에다가 가게의 간판을 달아준다든지 광고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을 만들어주도록 그렇게 하면 서로 또 윈윈할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자치단체에서 조례를 만들다 보니까 이게 안 돼요, 어디 한 군데에서만 시작을 하면 되는데…그래서 이번에 국가안전처가 생긴다고 하니까 돈이 들더라도 높이까지 올리는 규격을 만드는 것이 저의 희망사항입니다.

◇ 김현정> 높게 만들면 가장 안전하고 가장 좋지만 시야를 가리는 문제, 돈이 드는 문제 때문에 결국 지금은 그저 1m 이상으로 해야라고 권장하는 정도의 규정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군요.

◆ 조원철> 그렇습니다. 펜스를 1m 이상 올리는건 권장사항이지 의무 사항은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럼 이번 같은 경우는 사고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숨졌지만 결국 법적으로 따져보면…

◆ 조원철> 건물주는 책임은 없습니다. 오히려 피해자입니다. 건물주는 현행법으로는.

◇ 김현정> 규정이 없으니까요. 권장사항일 뿐이니까요.

◆ 조원철> 그렇죠. 이 문제가 하나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안전 관리 문제입니다. 그런 위험한 장소가 있었다면 안전요원을 많이 배치시켜서 관리를 했었어야 되는데.

◆ 조원철> 당연하죠.

◇ 김현정> 지금 조사를 해 보니까 안전요원이 1명도 없었던 것으로 서류상으로만 존재했다라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 조원철> 저도 그렇게 알고 있는데, 사전에 소방관들이 가서 점검을 했다고 하거든요. 환풍구 앞에다 무대를 설치함으로써 환풍구가 무대 뒤쪽에 설치되도록 계획이 됐답니다. 그런데 어떻게 하다가 이게 방향이 바뀌어서 무대에서 좌측으로 놓이게 되니까 오는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높은 데 앉아서 볼 수 있도록… 결국 역할이 바뀌어버린 거죠.

◇ 김현정> 그럼 소방관들이 점검을 나왔을 때는 무대가 설치되기 전이었을까요?

◆ 조원철> 전이었죠.

◇ 김현정> 설계도, 그림만 보고서 괜찮겠구나 하고 넘어간 거군요. 또 한 가지는 공연의 안전요원에 관한 부분도 특정한 규정, 법이 없습니까?

◆ 조원철> 있습니다. 실내체육, 실내 공연장 같은 데. 또는 3,000명 이상이 모이는 야외, 운동장에 이런 데는 안전요원 전문가가 있고 그 전문가가 또 소집돼서 일시적으로 교육하는 안전 2차 전문가들이 또 있어야 하죠.

◇ 김현정> 그런데 3,000명 이상인 경우만…

◆ 조원철> 그 3,000명이라는 숫자도 문제가 있는게, 3,001여 명은 규정을 따라야 하고 2,999명은 안 따라야 되는 그런 문제가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200명이 모였든지, 300명이 모이든지 그런 곳에는 상황에 따라서 안전요원을 배치할 수 있도록 경찰이나 소방당국에서 점검하고 주최즉에서 그걸 이행할 수 있는 그런 제도적인 보안이 절실하다…라고 옛날부터 이야기를 했습니다마는 아직도 그게 실행이 안 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참으로 어이없고 그래서 더 안타까운 이번 사고, 또 이렇게 관계자 몇몇 처벌하고 그냥 넘어갈 게 아니라 이번 참에 규정 정비까지 반드시 이루어내야겠습니다.

◆ 조원철> 네, 국가안전처가 빨리 확립이 돼야 되겠습니다. 지금 일은 많이 벌어지고 주무기관이 아직 희미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연속이 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고 봅니다.

◇ 김현정> 교수님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연세대학교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조원철 교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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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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