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붕괴 참사 목격자 "사고나도 공연 중지하는 사람 없었다"

성남 2014. 10. 17.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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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성남(경기)=이원광기자]

17일 저녁 오후 6시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유스페이스 앞 야외 공연장에서 관람객 약 25명이 환풍구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환풍구 위에 관객들이 모여 있다. / 사진=뉴스1

"노래가 끝날 때까지 사고인 줄 몰랐어요. 다들 공연 보고 있었거든요."

판교 환풍구 붕괴 참사 당시 공연이 중단 없이 진행됐다는 증언이 이어지면서 주최측의 안전 불감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17일 경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쯤 경기 성남시 판교 야외광장에서 환풍구가 무너져 관객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이날 사고 후에도 당시 무대에 섰던 걸그룹은 노래를 하는 등 공연이 계속됐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 가게 직원 박모씨(23·여)는 "환풍구 주변 사람들은 사고 사실을 알았겠지만 사람들 대부분은 공연을 보고 있어 몰랐다"며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안전요원 등 누구 하나 공연을 멈추는 사람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환풍구 덮개 3개 중 2개가 떨어졌는데 사람이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뿌연 먼지가 발생했고, 소음도 노랫소리에 묻혀 멀리서는 들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목격자는 "사회자가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수차례 강조했으나 말 뿐"이었다며 "안전 요원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자가 "그 위에 철없이 앉아 계신 분"이라고 말하자 관객들이 모두 웃었다고 전했다.

목격자 등에 따르면 사고 당시 파란소라 모양의 조형물 밑 역시 관객들로 가득찼다. 흰색 천막의 가수 대기실이 보인다. / 사진=머니투데이 이원광

목격자들은 또 무대 주변 높은 곳엔 가수를 보기 위해 수많은 관객들이 자리했다고 전했다. 무대로부터 20m 가량 떨어진 곳에 사람 가슴 높이만한 환풍구가 있었으나 반대편은 무릎 높이여서 쉽게 올라설 수 있었다. 환풍구 옆엔 인근 건물로 이어지는 4m 높이의 야외 계단이 있었고 무대 뒤쪽엔 육교도 있었다.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대학생 홍모씨(27)는 "명당을 찾기 위해 공연 전부터 사람들도 가득했다"며 당시 위험했던 상황을 전했다.

인근 가게 아르바이트를 하다 공연을 관람하러 나온 정모씨(27·여) "환풍구 위에는 20여명 정도가 있었고, 육교, 계단 등 높은 곳엔 사람들도 꽉 찼다"고 말했다. 이어 "무대 뒤쪽에 가수 대기실이 있었는데 가수들을 보기 위해 육교 등 높은 곳이면 사람들로 붐볐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모씨(26)는 "공연 시작 전부터 포미닛을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시작되니 서로 몸이 쏠리는 느낌이었다"며 "위험한 상황임을 느꼈으나 안전요원은 눈에 띄지 않았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성남(경기)=이원광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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