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證市 올해 12% 상승.. "더 간다" 對 "단기 과열"

김은정 기자 2015. 4. 20.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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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전망, 팽팽히 갈려] - "한국증시 재평가되고 있다" "그동안 소외.. 주가 아직도 싸.. 글로벌 투자은행도 비중 확대" - "너무 많이 올랐다" "최근 유입된 외국인 자금, 美 금리인상 땐 곧 빠져나가" - 中증시도 과열 논란 지준율 인하등 잇단 부양책에 상하이 증시 올해 32% 급등

"투자자 여러분께 적절한 조언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지난 14일 국내 대표 증권사인 KDB대우증권은 이런 내용을 담은 일종의 '사죄 보고서'를 냈다. 올해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 최고점을 애초 2050으로 제시했는데, 이날 코스피는 2100포인트도 뚫어버렸다. 김학균 투자전략팀장은 "주가가 늘 합리성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시장이 답'이기에 코스피 상단을 2200포인트로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의 코스피 흐름에 대해 "오버슈팅(단기 과열) 성격이 짙다"는 의견은 유지했다.

KDB대우증권의 사죄 해프닝은 최근 국내 증시의 단면을 반영하고 있다. 올 들어 17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11.9%, 30.2% 급등하자 시장에서 슬슬 단기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올랐던 지난해에도 나 홀로 하락을 기록했던 한국 증시가, 올해는 인도·대만 등 아시아 경쟁 시장 상승률을 뛰어넘을 정도로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우리 증시의 향방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상당히 엇갈리고 있다.

◇낙관론… "한국 증시 재평가되고 있다"

아직은 낙관론이 우세하다. 일단 세계적으로 풀리는 돈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올해 유럽·일본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풀리는 돈은 어림잡아 약 1조3200억달러(1427조원). 이 막대한 돈이 유럽과 일본 증시에서 다 소화되지 못하고 투자처를 찾아 헤매다 한국에도 들어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가는 그간 철저히 소외당했던 탓에 가치 대비 가격은 싼 편이고, 이른바 '3저(低) 효과(저유가·저원화 가치·저금리)'로 최근 국내 기업 실적 향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한국 증시가 재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아시아 여러 국가에 대한 투자 비중을 조정하면서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높였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한국 상장 기업들의 이익이 21%까지 증가하면 코스피지수가 최고 2700까지 상승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특히 배당수익률이 기준금리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데다, 부동산 가격 상승 등에 따른 '부(富)의 효과'까지 기대돼 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상당히 밝게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중론…"기업 실적 불투명, 외국인 변덕도 우려"

이미 너무 많이 올랐다는 걱정도 많다. 연일 순매수가 이어진 탓에 코스피의 주가수익배율(PER·주가를 1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높을수록 주가가 기업 실적보다 과대평가됐음을 의미)이 2010년 이후 최고인 11배를 넘어서고 있다. 특히 코스닥의 주가수익배율은 15.6배로 금융 위기 이후 평균치인 10.7배는 물론, 최고점인 14.6배마저 웃돌아 거품 우려가 크다. 빚을 내 주식 투자를 하는 규모도 지난 14일 기준 코스닥은 3조7000억원, 유가증권 시장은 3조4000억원에 달한다.

미래에셋증권 이재훈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를 끌어올린 외국인 자금은 펀드매니저가 종목을 고르는 액티브(적극형) 펀드 자금이 아닌, 주가지수 종목들을 시가총액 비중에 맞춰 기계적으로 담는 패시브(소극형) 자금이 대부분"이라며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재점화할 경우 쉽게 빠져나갈 수 있는 취약한 자금 성격이 짙다"고 지적했다.

◇중국 증시도 과열 논란

연초부터 세계 주요국들에서 유동성 랠리가 펼쳐지면서 증시 과열 논란은 다른 나라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중국이다. 중국 상하이 증시는 올 들어 32.5%,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선전(深圳) 증시는 51% 올라 세계 최고 수준 급등세를 기록 중이다. 당국조차 비정상적 열기를 우려하고 나섰다. 샤오강(肖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 주석은 지난 16일 "이성과 냉정함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신규 투자자들은 경험이 없을 뿐 아니라 위험 관리에 대한 인식도 부족하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중국 증시로 투자 자금이 몰려드는 것은 정부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은 최근 기준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등 각종 중국판 양적 완화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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