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학Ⅱ 8번 문항 복수 정답 인정해야" 생물학회 세 곳 의견 일치

변태섭 2014. 11. 21.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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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수능 점수 재산정 후폭풍

이의신청이 잇따른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Ⅱ 8번 문항의 자문을 의뢰 받은 한국생물교육학회도 복수정답을 인정하라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문항을 검수한 생물학회 세 곳 모두 같은 의견이어서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질 전망이다.

20일 한국생물교육학회 관계자는 "논란이 된 8번 문항의 보기(젖당이 있을 때 RNA 중합효소는 조절 유전자와 결합한다)가 과학적으로 틀리지는 않았지만 고교 교육과정에서 벗어났다는 학회 의견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19일 보냈다"고 말했다. 고교 교과 내용이 아니라고 판단되는 만큼 중복정답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능을 출제하는 평가원이 자문을 의뢰한 학회는 세 곳으로 생화학분자생명학회, 한국미생물학회에 이어 한국생물교육학회까지 "복수정답 인정" 의견으로 일치한 것이어서 평가원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성훈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학회 의견을 실무위원회에서 충분히 존중하고 있다. (평가원과)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심도 있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유전자가 발현되려면 RNA 중합효소가 유전자의 프로모터에 결합한다'고 배웠기 때문에 '프로모터'가 생략돼 있는 해당 보기가 틀렸다고 주장해왔다. 또 고교 과정에서는 프로모터가 유전자의 일부라는 개념이나, RNA 중합효소가 조절 유전자와 결합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배우지 않기 때문에 생물교육학회가 교육과정을 벗어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의 한 생명과학 담당교사는 "보기에서 'RNA 중합효소가 조절 유전자의 프로모터와 결합한다'고 했으면 정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원에 접수된 이의신청 1,104건 중 390건(35%)이 생명과학Ⅱ 8번 문항에 대한 것이다.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올해 9월 도입한 선행학습금지법에 수능은 해당이 안 돼 평가원을 규제할 방법이 사실상 없으나 수능의 신뢰도를 떨어트리고, 갖은 혼선을 초래한 정부와 평가원이 도의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정부가 쉬운 수능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변별력 확보를 위해 낸 함정문제가 오히려 논란을 키웠다"고 말했다.

생명과학Ⅱ 8번 문항이 복수정답으로 인정되면 오답으로 분류됐던 ②번을 선택한 수험생 2만5,000여명의 점수가 2점씩 오르게 돼 자연계 입시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평가원은 이의심사위원회를 거쳐 24일 최종 정답을 발표할 계획이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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