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 '대북전단' 재살포 예고..주민 대치 '긴장감 고조'(상보)

파주 입력 2014. 10. 25. 16:17 수정 2014. 10. 25. 16:1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파주(경기)=이원광기자]

보수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시도가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 저지로 무산된 가운데 전단 살포를 재시도한다고 밝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민들은 반드시 막는다는 입장이다.

대북전단날리기국민연합 등 보수단체는 25일 낮 12시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광장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시도했으나 주민과 시민단체 등의 반대로 실패했다. 앞서 이날 오후 1시쯤 총 5만여 장의 대북전단을 날리겠다고 알린 바 있다.

이들이 타고 온 전세버스가 임진각 주차장에 도착하자,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 등이 차량 진입을 막아섰다. 일부 주민들은 보수단체 회원에 계란 등을 던지며 격렬히 항의했다.

이에 보수단체 회원들은 버스에서 내려 '종북좌익 방치하면 대한민국 적화된다', '북괴 무인기 서울 침범은 되고 북괴 해체 대북전단은 안되나', '쏠테면 쏴라. 북괴 멸망이면 죽음도 각오한다' 등의 피켓을 들고 '종북좌익 척결' 등의 구호를 외쳤다.

보수단체 회원은 "우리는 굴복하거나 꺾이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을 뒤덮을 수 있도록 반드시 전단을 날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종북세력이 나타나 위협하고 대북전단과 풍선 등을 도둑질해갔다"며 컷트칼 하나를 보이면서 "종북세력이 칼을 들고 와서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통일천, 문산 등 인근 주민 100여명은 트랙터 40여대를 이끌고 전단 살포를 막기 위해 나섰다. 트랙터 등에는 '보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 죄없는 우리의 행복을 왜 방해하나', '삐라 날리면 우린 폭탄 맞는다' 등의 현수막이 걸렸다.

통일천 인근 주민 김봉남씨(58)는 이번 갈등으로 인한 생계 문제를 걱정했다. 김씨는 "벼 수확기로 한창 바쁜 시기인데 일도 못하고 이곳에 왔다"며 "관광객들도 뉴스를 보고 이곳을 찾지 않는다"고 말했다.

원모씨(55)는 "천암함, 연평도, 연천에 이어 여기가 이제 마지막"이라고 북한의 포격을 우려했다. 원씨는 "이 사람들이야 삐라 뿌리고 가면 그만이지만 그 피해는 누구 입나"라며 "그 동안 주기적으로 삐라 뿌릴 때 정부나 경찰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문산에 거주하는 김만형씨(58)는 "통일도 국민의 안전을 지키면서 이뤄야 한다"며 "꼭 이렇게 해야만 통일이 되나"고 강조했다. 이어 "삐라 뿌린다고 예고를 했고 우린 반대 의사를 표했다"며 "주민들이 싫어해도 자기 주장대로 하는 게 민주주의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성공단기업협회도 이날 낮 12시40분쯤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협회는 "남북관계를 개선시킬 수 있는 중요한 시기에 군사적 갈등을 첨예하게 고조시키는 대북전단 살포의 중단을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를 향해서도 "법적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방관할 게 아니라 국민들의 안전과 한반도 평화 유지 관리가 가장 중요한 소임임을 고려해 대북전단 살포 방지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찰은 총 14개 중대 1200여명을 투입해 물리적 충돌을 막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단을 날리는 행위에 대해 직접적으로 저지할 수는 없다"며 "양측 안전을 위해 충돌을 막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단 재살포 시도에 대해선 아직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2시40분쯤 대북전단 풍선을 찢은 혐의(재물손괴 등)로 시민 1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연행 과정에서 10여분간 충돌이 발생했다. 일부 시민들은 경찰을 향해 "삐라를 날린 사람을 잡아가야지 왜 막은 사람을 잡아가나"며 격렬히 항의했다.

머니투데이 파주(경기)=이원광기자 demia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