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나카무라 교수 "인재들은 작은기업에 가야한다"

송진식 기자 2014. 10. 2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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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물리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나카무라 슈지(60)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주립대교수가 "미국에선 똑똑한 학생들이 작은 벤처기업에 가고싶어 한다"고 말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21일 안산에 있는 서울반도체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기업 연구원은 그냥 '샐러리맨'이라서 자유로운 연구를 할 수 없고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2010년부터 서울반도체와 서울바이오시스의 기술고문직을 맡고 있다. 1년에 4차례 회사업무로 한국을 찾는다.

나카무라 교수는 대기업 위주의 연구환경인 한국에서는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노벨상을 받으려면 새로운 연구도 하고 어떤 때는 '미친 짓'도 해야 한다"며 "새 연구를 하려면 상사 허락을 받아야하는데 삼성, LG와 같은 대기업에 상사가 얼마나 많은가"라고 말했다. 능력있는 인재들일수록 중소기업이나 벤처에서 연구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나카무라 교수는 "특허 출원 등으로 회사에 돈을 벌어준 연구원에게는 합당한 수익을 나눠줘야 한다"며 "역대 노벨상을 받은 일본 기업인들도 모두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 소속이었다"고 밝혔다.

자신이 했던 '미친 짓'으로는 노벨상 수상의 계기가 된 청색 LED 개발을 꼽았다. 당시에는 청색 LED를 징크셀레나이드로만 만들 수 있다는게 정설이었다. 나카무라 교수는 갈륨나이트라이드를 이용해 청색 LED를 만드는 파격을 단행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주변에서 '미쳤다'고 비아냥대는 말도 들었지만 결국 청색 LED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안랩과 같이 성공한 작은 회사가 한국에서도 많이 나와야 한다"며 "그래야 인재들이 작은 기업에 가고싶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는 중소기업이 많은데 한국은 삼성과 LG 등 5대 대기업이 모든 경제를 좌지우지하는게 문제"라고 말했다.

나카무라 교수는 "10년이나 20년 안에 한국도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것"이라며 "노벨상에 한국이 가까이 와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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