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생리의학상' 존 오키프 "장소세포, 치매환자 치료에 도움될 것"

박영주 2014. 10. 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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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주 기자 = "우리의 연구(장소세포 발견)가 알츠하이머(치매) 환자들의 병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존 오키프(75) 교수는 20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IBS-영국왕립학회 리서치 컨퍼러스'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키프 교수는 '뇌가 어떻게 주변 공간의 지도를 만들고, 복잡한 환경에서 길을 찾도록 하는가'의 문제에 답을 제시, 노르웨이 마이브리트 모세르, 에드바르 모세르 부부와 함께 2014 노벨생리의학상을 거머쥐었다.

노벨상 선정위원회는 그가 장소세포를 통해 알츠하이머 환자들을 괴롭히는 '공간 기억 상실'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데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오키프 교수는 "쥐를 가지고 실험한 결과 장소세포가 손상됐을 때 기억 또한 손상되는 경향이 있고, 젊은 쥐보다는 나이가 든 쥐일수록 정도가 심한 것을 깨달았다"며 "위치를 파악하는 기능이 떨어지면 더 적은 정보가 뇌에 전달되기 때문에 기억 능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오키프 교수는 알츠하이머 유전자를 넣은 몇 마리를 포함한 쥐들을 한 상자에 두고 음식물을 찾도록 계속 훈련했다. 사람의 알츠하이머 유전자를 삽입한 쥐들이 음식을 찾는 능력이 떨어지는 결과를 발견하고 그 과정을 지켜봤다.

그는 "치매 진행과정으로 유추할 때 전두엽에서 해마로 손상이 오고 이후 다른 뇌 부위가 손상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동물모델 결과가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병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오키프 교수는 뉴욕 시립대학에서 학사를 마치고 캐나다 맥길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67년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박사후 과정을 시작했다. 왕립학회의 회원이며,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인지 신경과학 연구소 및 해부학교실 교수를 맡고 있다. 1971년 쥐 실험을 통해 뇌에서 위치정보처리시스템을 구성하는 장소세포의 존재를 발견했다.

오키프 교수는 '뇌세포' 한 길만을 이어온 '연구철학'에 대해서도 답했다. "연구 초기에는 과학자의 창의성과 개인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나는 뇌·기억·인지·사고에 대해 관심을 갖고 혼자 연구를 했고, 동물의 기억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인간의 뇌를 관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투자와 협력이 필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1960년대 후반에 전도체가 발명돼서 동물의 신경세포 측정 실험이 가능해졌다"며 "학사 때 공학을 전공해서 기술과 동료 연구자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또 그는 한국에서 노밸생리의학상 수상자가 나오기 위해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내가 속한) 영국왕립학회는 어떠한 수상을 목적으로 연구를 지원하지 않지만, 신진과학자와 중견과학자가 연구할 수 있도록 많은 연구비를 지원해준다"는 것이다.

오키프 교수는 "연구를 위해서는 최신기술을 사용하기 위한 장비와 많은 연구비가 필요하다"며 "또 그만큼 연구자들의 창의성을 고무시켜야 한다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IBS(기초과학연구원) 역시 젊은 연구자들이 창의성을 가지고 연구하되 연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연구비를 지원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에서 뇌 연구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고 신진기술에 대해 투자해주는 것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 적이 있었다"고 경험을 전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이러한 치매나 다른 질병에 대해 투자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10년 후 다가올 미래의 심각성을 알기에 투자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씀해주셨다"며 감사의 인사도 잊지 않았다.

오키프 교수는 노벨생리의학상을 거머쥐었음에도, 계속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노벨상 발표 한 시간 전 동료 교수를 통해 수상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다"며 "노벨상을 받아서 좋은 점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오후 6시 이후에 연구실에 들어가서 연구를 한다"며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은 기쁜 일이고 연구하는 것은 좋아하는 일인 만큼 연구도, 젊은 연구자들의 연구 지원도 계속 해 나갈 것이다"고 계획을 밝혔다.

오키프 박사는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여리는 시상식에 참석해 트로피를 건네받는다.

gogogir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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