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혁명' 2개월.. 성과없이 접히나

박선호기자 2014. 11. 2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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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경찰, 시위거점 해산 착수.. 바리케이드 철거·80여명 체포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민주 선거'를 요구하며 시작된 '도심 점거'가 시위 60일 만에 결국 가시적 성과 없이 마무리되고 있다. 겉모양새로는 일단 중국 당국이 완승한 셈이다. 그러나 이번 시위로 중국 역시 그동안 주창해오던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의 두 체제)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이다.

2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 매체들에 따르면 홍콩 당국은 하루 전부터 26일 오전까지 시위대가 주룽(九龍)반도 몽콕(旺角) 지역 일부에 설치한 바리케이드 철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몽콕은 홍콩 섬 애드미럴티(金鐘), 코즈웨이베이(銅라灣)와 함께 시위대의 3대 점거 지역 중 한 곳으로, 시위대와 경찰 또는 시위 찬반 세력 간에 물리적 충돌이 잦은 곳이다. 25일 철거 과정에서는 충돌이 벌어져 시위대 80여 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시위대가 우산으로 맞서자 경찰은 경찰봉으로 우산을 부쉈다. 이 과정에서 경찰 3명과 시위 참가자 여러 명이 부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몽콕에 배치된 경찰관 수는 약 4000명에 달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경찰은 지난 24일 영국 총영사관 밖에서 점거 농성을 벌이던 시위대를 강제 해산했지만, 시위 참가자를 체포하지는 않았다.

홍콩의 도심 점거 시위는 지난 9월 28일 시작됐다. 26일은 꼭 60일째 되는 날이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마련한 2017년 홍콩 행정장관(행정수반) 선거안이 후보자 자격에 제한을 두자 이에 반발한 민주 인사들이 시위를 주도했다. 전인대가 선거안을 당초 그대로 확정하면서 홍콩 시위는 장기화했고, 시위 초기에 홍콩 시민들은 물론 해외 여론 역시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를 지지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시위의 불법성을 강조하는 여론전과 함께 지구전으로 맞서면서 시위대는 점차 힘을 잃어갔다. 시위 전략을 둘러싸고 내홍마저 생겼다. 홍콩 내 친중 세력들은 시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강조했고, 수익이 급감한 택시 기사들이 정식으로 법원에 불법 도심 점거 시설에 대한 철거를 요구하기까지 했다. 홍콩 고등법원은 지난 10월 20일 점거 해제를 명령했고 이달 10일에는 명령을 연장하면서 경찰이 명령을 어기는 시위대를 체포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시위는 성과 없이 끝났지만, 중국 역시 '일국양제'가 "결국은 당국의 통제하에 있는 것"이라는 한계를 분명히 보여줬다. 이후 홍콩은 물론 대만과의 관계에 적지 않은 난관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베이징=박선호 특파원 sh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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