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옥근 전 해참총장 '뇌물 뜯어냈다'

2015. 2. 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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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군납업체에 "내가 직접 요구하는데 해줘야지" 요구

STX로부터 7억7000만원 수수 혐의

검찰, 구속기소…아들 등 3명도 기소

군납업체인 에스티엑스(STX) 쪽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챙긴 정옥근(63) 전 해군참모총장 쪽이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군함에 시승하도록 해주겠다'는 구체적인 조건까지 제시하며 뇌물을 요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은 큰아들의 회사인 요트앤컴퍼니를 통해 에스티엑스에서 7억7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뇌물)로 정 전 총장을 17일 구속 기소했다. 뇌물수수의 공범인 정 전 총장의 장남과 요트앤컴퍼니 공동설립자 유아무개(59)씨, 에스티엑스조선해양의 사외이사로 뇌물을 공여한 윤연(66) 전 해군작전사령관(중장) 등 3명도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정 전 총장은 전역한 뒤 에스티엑스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 윤 전 사령관을 통해 후원금 조로 10억원을 먼저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 10월 진행된 국제관함식 행사 주관사로 요트앤컴퍼니를 지정하고 광고협찬비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한 것이다. 정 전 총장은 특히 에스티엑스 쪽이 협찬비 집행을 유보하자 "해군참모총장인 내가 직접 이야기했는데 에스티엑스에서 해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앞으로 사업할 생각이 있습니까"라고 직접 나서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전 총장의 큰아들은 "국제관함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군함에 동승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하며 협찬비 지급을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덕수 전 회장은 당시 민간업체 회장으로는 유일하게 이 전 대통령과 군함에 실제 탑승했다.

에스티엑스는 그 뒤 해군 전력증강사업에 잇따라 부품을 납품하는 등 사업상의 혜택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티엑스 쪽은 관함식 직후인 2008년 11~12월 차기 호위함용 디젤엔진 2기를 70억여원에, 유도탄 고속함용 디젤엔진 18기를 735억원에 수주했다. 2009년에는 차기 호위함 방산업체로 지정됐고, 2011년에는 3439억원 규모의 호위함 건조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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