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방산비리 회장' 이규태, LA에 또 페이퍼컴퍼니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이규태 일광(64ㆍ구속기소) 회장의 방산자금 세탁통로로 추정되는 해외 페이퍼컴퍼니가 추가로 발견됐다.
6일 관련 형사판결문과 국제기업공개사이트에 따르면 이 회장이 방산 사업 자금을 받는 창구로 활용한 법인 '글로벌 인포메이션 앤 테크놀로지(이하 글로벌·The Global Information And Technology)'는 사실상 해외 유령법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사는 로스엘젤레스(LA) 한인타운 중심지인 윌셔블러바드(Wilshire Blvd)에 2000년 설립됐다. 법률 대리인은 한국이름 김모씨이며 한인타운의 한 빌딩 사무실이 주소다. 목적을 알 수 없는 다른 법인 4개 이상도 이 주소를 사무실이라며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 회장과 연루된 '글로벌'을 비롯해 나머지 법인들이 세워진 이곳은 한인 회계사 김모씨의 사무실이다. 회계사 김씨는 최근까지도 한인 소식지에 광고를 하는 등 영업 중이다. '글로벌'이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인 것이다.
관련 판결문을 보면 이 LA 페이퍼컴퍼니 '글로벌'은 재미 로비스트 윤모씨의 소유로 나온다. 윤씨는 이 회장과 불곰사업을 함께한 방산중개업자다. 불곰사업은 한국이 구 소련에 빌려준 차관 대신 러시아에게 군사장비 및 기술과 방산물자 등으로 대신 받는 사업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이 회장이 이 회사를 횡령을 위한 비자금 창구로 쓴 정황이 드러난다. 일광공영은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이 회사로부터 사업투자금 600만달러(약 60억원)를 이 회사와 윤씨, 다른 1개 회사 소유 계좌로 빌렸다. 회사차원의 자금거래지만 이 회장 외에는 경리직원을 비롯해 일광공영 구성원 누구도 이 사실을 몰랐다. 당시 검찰은 2003년 '글로벌'의 소유 은행계좌에서 수천만 원이 인출된 날 일정 금액이 이 회장의 아들 이씨의 계좌로 일정금액이 입금된 사실을 포착하기도 했다. 더구나 이 때 일광공영은 '글로벌'의 지분을 일정부분 소유하고 있었다. 명목상 일광공영이 지분을 산 회사인 이곳은 이 회장의 사적용도로 활용된 셈이다.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당시 재판에서 이 회장은 "이 법인이 서울 성북구 성북동 일대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고 했다. 이 주장이 사실일 경우 이 회장이 일광공영을 통해 번 무기중개수수료 등 수입이 '글로벌'로 흘러들어갔고, 이 자금이 차명 부동산 형태로 국내 어딘가에 숨겨져 있다는 말이 된다.
또 이 유령법인의 주소가 LA로 드러나며 이 회장이 이곳을 근거지로 삼고 로비활동을 벌여왔을 가능성에도 힘이 실린다. 이 법인은 이 회장이 500억원대 공군전자전훈련장비(EWTS)로 사기로 얻은 돈을 세탁한 페이퍼컴퍼니 '넥스드림'과 불과 3.7㎞거리로, 같은 윌셔가에 있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이 한인타운에 유령회사를 여러곳 세우고 다른 사업에도 이를 활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관련 의혹은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의 수사 물망에도 오를 전망이다. 앞서 합수단은 이 회장을 구속기소했으며 최근 그의 비밀 컨테이너에서 발견한 자료를 조사하고 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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