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뉴스데스크에 사라진 뉴스가 있다"

강진아 기자 입력 2014. 10. 2. 14:48 수정 2014. 10. 2.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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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민실위보고서

MBC뉴스데스크가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 수석의 사표 뉴스를 누락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성주)는 2일 민주언론실천위원회 보고서를 내고 MBC뉴스데스크가 지난달 20일 송광용 청와대 교육문화 수석이 임명 석 달 만에 돌연 사직하고 캐나다 순방 첫날 박근혜 대통령이 이를 즉각 수리했다는 뉴스를 보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 다음날이었지만 SBS는 4번째, KBS는 6번째로 주요하게 다뤘다.

민실위 보고서는 "지난달 19일 개막한 인천 아시안게임 생중계 여파로 지상파 3사 메인뉴스가 축소 편성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그런데 시간이 모자라는 비슷한 뉴스 여건 속에 어떤 방송사는 다루고 어떤 방송사는 다루지 않은, '사라진 뉴스'가 있다 "고 지적했다.

MBC뉴스데스크는 이틀 뒤인 22일 송 전 수석이 대학 총장 시절 교육부 인가를 받지 않은 불법전형 등에 연루된 문제로 경찰 수사를 받아온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민실위 보고서는 "청와대 수석이 돌연 사퇴했다는 1보 소식이 뉴스데스크에 단 한 번도 보도된 적이 없는데 '돌연 사퇴한 청와대 수석'이 사실은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는 속보 기사를 방송했다"며 "1보 없는 속보였지만 타사 뉴스보다 구체적이고 충실한, 송광용 수석의 사퇴 시점 전에 경찰 수사 내용을 확인한 MBC 경찰 기자들의 사실상 단독 취재였다. 하지만 속보 앞에 당연히 먼저 존재했어야 할 '청와대 수석 돌연 사퇴' 뉴스는 MBC 시청자들에게 서비스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3일에는 청와대가 직접 해명에 나섰지만 MBC는 이 역시 다루지 않았다. 반면 KBS와 SBS는 사건 수사 진행 중일 당시 청와대가 인사검증을 하고 있었지만 송 전 수석이 일부러 숨겼다는 등의 해명에 대해 '검증 부실', '부실 논란' 등의 문제를 제기하며 소식을 전했다.

민실위 보고서는 "타 지상파 방송 메인뉴스는 물론 지난달 22~24일 조선일보ㆍ중앙일보ㆍ동아일보 등을 포함한 주요 일간지도 송광용 수석 사퇴 파동으로 인한 '부실 인사 검증' 논란을 연이어 비중있게 보도하고 비판했다"며 "이날 3사 메인뉴스 전체 분량은 MBC 45분10초, SBS 42분6초, KBS 59분10초였지만, MBC뉴스데스크는 관련 뉴스가 또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MBC뉴스데스크는 세월호 유가족 대리기사 폭행 혐의 수사를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민실위가 지난달 18~29일 지상파 3사 뉴스를 비교한 결과, MBC뉴스데스크는 유가족 출석 연기, 추가조사, 유경근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변인 발언 논란 등 관련 보도를 연속으로 내보냈다. 사건에 연루된 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폭행 책임 논란부터 소환조사, 경찰출석, 피의자 신분 전환 등의 뉴스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지난달 25일 KBS, SBS가 유가족이 수사권과 기소권 양보를 시사했다며 보도한 뉴스는 다루지 않았다.

민실위 보고서는 "대리기사 폭행 혐의 사건은 세월호 특별법 문제와 별개로 분별 있게 접근해야 한다. 국회의원이나 유족이라고 해서 예외적인 법 적용을 받아서도 안 된다"며 "하지만 MBC 뉴스데스크는 타사 메인뉴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훨씬 더 적극적으로 보도했다"고 밝혔다.

한 달 전 교황 방한 당시 보도와도 비교된다. 지난달 14~23일 MBC뉴스데스크는 교황이 유가족을 위로한 내용을 대부분 한 줄로 언급했다. 세월호 유가족 세례는 단신으로 처리했고, 세월호 고통 앞에 중립이 없다는 교황 발언이나 단식농성 40일째 병원에 이송된 김영오씨,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 농성을 한 유가족 관련 보도는 없었다. KBS와 SBS는 모두 보도했다.

민실위 보고서는 "세월호 유가족의 주장과 동선, 이에 대한 교황의 반응과 메시지, 특별법을 둘러싼 구체적인 입장과 법리 논쟁, 단식 농성 중인 유가족의 현장 상황 등에 대한 보도는 타사와 아주 대조적이었다"며 "최근 MBC 보도국이 홍보실을 통해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MBC는 한겨레보다 훨씬 공정한 태도를 견지해왔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남들이 다하는 뉴스를 종종 빼거나 보도하지 않고, 특정 이슈를 둘러싼 여러 사건과 사안을 놓고 다른 지상파 뉴스와 장기간 대조적인 사례를 계속 보여준다면 쉽게 '공정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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