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머런 총리, 급한 불 끄자 뒤끝 작렬

2014. 9. 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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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약속대로 자치권 확대할 테니…"

독립투표 부결되자마자 딴소리

"스코틀랜드 의원 의회 활동 제한" 주장

어쩌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고민에 빠졌다. 지난주 주민투표에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을 막은 것은 좋았는데, 막판 위기감에 약속해버린 스코틀랜드 자치권 확대의 실천이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21일 캐머런 총리의 <데일리 메일> 일요판 기고엔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의 고심이 보인다. 그는 "영국 의회는 스코틀랜드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데, 스코틀랜드 의원은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법률 제정에 참여하는 것은 문제다. 자치권이 확대되면 스코틀랜드 의원의 의회 활동도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치권 확대 약속을 거둬들인 것은 아니지만, "함께하자"고 호소했던 투표 전 목소리와는 사뭇 다르다.

캐머런 총리의 발언은 스코틀랜드 이외 지역의 여론과 관련이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주민투표 부결 뒤 잉글랜드와 웨일스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공공지출에서 스코틀랜드에 혜택을 주는 바넷법에 71%가 반대했다고 전했다. 또 65%는 스코틀랜드 의원들이 잉글랜드 지역구와 관련된 법 제정에 참여할 수 없다고 답했다. 보수당으로서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잉글랜드와 웨일스 등에 대한 역차별 방지론이 득표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스코틀랜드에 할당된 영국 의회 의석 59석 가운데 41석을 차지하고 있는 노동당을 견제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노동당은 즉각 반발했다.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는 "의원 신분을 등급화하는 섣부른 발상에 반대한다. 자치권 확대는 조건 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분리독립 운동을 이끌었다가 정계은퇴를 선언한 앨릭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자치권 확대 약속은 스코틀랜드 주민에 대한 속임수였다"고 비판했다.

영국 정부는 논란이 번지자 의회 내 스코틀랜드 의결권 제한 문제는 자치권 확대와 무관하며, 세 정당이 합의한 스코틀랜드 자치권 확대 약속은 이행될 것이라고 수습에 나섰다. 자치권 확대 입법 초안을 내년 1월까지 마련하고 5월 총선 이후 차기 의회에서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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