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 IS, 시리아-이라크 국경도 점령
시리아, 이라크 국경 통제권 모두 잃어…팔미라선 민간인 참수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라마디와 시리아 팔미라를 잇따라 손에 넣은 데 이어 시리아와 이라크를 잇는 국경까지 점령하며 파죽지세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21일(현지시간)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시리아 정부가 장악하고 있던 마지막 시리아-이라크 국경을 IS가 점령했다"고 밝혔다고 AP·AFP통신과 영국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시리아 홈스주에 위치한 이 국경은 팔미라에서 240㎞ 떨어진 곳으로 시리아에서는 알타나프, 이라크쪽에서는 알왈리드라고 불린다.
시리아 데이르알주르주와 이라크 안바르주를 잇는 다른 국경도 이미 IS가 장악했고, 나머지 북동쪽 국경은 쿠르드 민병대가 잡고 있어 시리아 정부군은 이라크 국경에 대한 통제권을 모두 잃게 됐다.
알타나프 국경 점령으로 IS가 앞으로 시리아와 이라크 사이에서 무기와 병력을 더 원활하게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AP통신은 분석했다.
IS는 이라크에서도 라마디 점령 이후 동쪽으로 진격해 이라크 군경의 방어선을 무너뜨리며 바드다드를 향해 접근 중이다.
점령지 시리아 팔미라에서는 민간인 등 17명을 처형하며 세력을 과시하고 있다.
라미 압델 라흐만 SOHR 소장은 "IS가 민간인과 정부군을 포함해 17명을 처형했고, 이 가운데 최소 4명은 참수했다"고 전했다.
SOHR은 지난 13일 팔미라에서 IS와 정부군의 교전이 시작된 이후 군인과 민간인 등 46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팔미라 주민 가운데 3분의 1 가량이 20∼21일 사이 피란을 갔고, 미처 떠나지 못한 주민들은 처형 소식에 공포에 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다른 활동가는 AFP통신에 "IS가 주민들에게 집을 떠나지 말라고 경고한 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정부 지지자를 찾아내고 있다"며 "주민들이 달아나고 싶어하지만 처형 소식을 들은 후 두려움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는 정부군이 주민을 먼저 대피시킨 후 팔미라에서 철수했다고 주장했지만, 활동가들은 정부군 장교들이 주민뿐만 아니라 병사까지도 내버려둔 채 달아났다고 증언했다.
팔미라에 있는 고대유적이 파괴됐다는 소식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은 "이렇게 엄청난 인류 역사의 자취는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며 "IS가 자금 마련을 위해 불법으로 유물을 팔아넘기지 않도록 막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일부 팔미라 주민들은 "서구 언론들이 팔미라 주민보다 고대 유적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분노를 나타내기도 했다고 BBC는 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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