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까지 물이.." 물 폭탄 떨어진 부산 금정구 '쑥대밭'

2014. 8. 2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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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CBS 송호재 기자]

지난 25일 부산지역에서 내에서도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금정구에서는 각종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이주가 진행되고 있는 재개발 지역은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변해버렸다.

26일 오후 부산 금정구 장전동. 온천천에 널브러진 나뭇가지와 여기저기서 떠내려온 온갖 집기들에서 수마의 위력을 짐작할 수 있다.

거리 곳곳에는 젖은 토사가 쌓여있고 지하 주차장 등 낮은 지대에는 아직도 시커먼 물이 고여 있다.

빗자루로 쓸어보고 호스를 연결해 물로 씻어내려도 보지만 가득 들어찬 흙탕물은 정리될 기미가 없다.

세탁소를 운영하는 진수일(67) 씨는 "물에 잠긴 옷과 약품만 해도 2천만 원이 넘는다"며 "한 대에 1천만 원이 넘는 기계가 10대 이상 잠겼는데 수리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특히 피해가 심한 곳은 한창 철거가 진행 중인 재개발 장전3구역으로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변해버렸다.

온갖 토사가 섞여 만든 황토색 진흙 펄과 채 수거되지 않은 건물 잔해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철거 잔해와 토사물이 하수구를 막는 바람에 인근 온천천으로 흘러가야 할 물이 마을에 고여 피해를 더욱 키운 것이다.

마을 안에서도 낮은 지대에 있던 주택은 안방 침대까지 물이 차올라 사람이 사는 집이라고는 믿기가 힘들다.

장전3구역 재개발조합 조합원 이모(51.여) 씨는 "한 집씩 이사를 나갈 때마다 건물을 철거하기만 할 뿐 잔해는 전혀 수거하지 않았다"며 "부서진 돌과 흙이 이미 예전부터 하수구를 막아 몇 번이나 치워 달라고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침수 피해를 당한 이곳의 가구는 약 70여 곳. 이곳 주민은 눈앞의 물난리를 보면서도 대응에 미온적이었던 지자체를 성토했다.

이곳에 사는 김영보(50) 씨는 "큰비가 예고되면 구청에서 나와서 실태를 조사하고 조치를 해줘야 하는데 전혀 보이지 않았다"며 "심지어 배수펌프만 구해달라는 요청에도 더 급한 다른 현장이 있다며 묵인하기 일쑤였다"고 울분을 토했다.

지난 25일 하루 동안 245mm의 비가 내린 금정구에서는 이 밖에도 240여 건의 크고 작은 침수피해가 발생하고 곳곳의 도로가 유실되는 등 주민들의 애를 태웠다.

부산CBS 송호재 기자 songa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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