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창 검사장님, 왜 거짓말을 하셨나요

김만배·김미애·이태성·김정주·황재하 기자 2014. 8. 23.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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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살롱<26>]'절대 아니다'라던 김수창, 사건 발생 일주일만에 "치료 받겠다"

[머니투데이 김만배·김미애·이태성·김정주·황재하기자][[서초동살롱 < 26 > ]'절대 아니다'라던 김수창, 사건 발생 일주일만에 "치료 받겠다"]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사진제공=뉴스1 < br >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의 음란행위 의혹이 경찰 수사 결과 결국 사실로 드러났습니다. 사건 초기 "절대 아니다"라며 억울해하던 김 전 지검장은 1주일 만에 "치료를 받겠다"고 태도를 바꿨습니다. 그간의 해명은 모두 거짓이었던 셈입니다.

◇"검찰 조직에 누 끼치지 않기 위해? 말도 안된다"

김 전 지검장이 지난 13일 제주시 중앙로 인근 한 식당 앞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될 당시 경찰은 김 전 지검장의 신분을 몰랐습니다. 김 전 지검장이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동생의 신분을 댔기 때문입니다.

김 전 지검장은 이후 신분이 밝혀지고 언론 보도가 나오자 억울하다고 했습니다. 자신과 비슷한 인상착의의 인물을 경찰이 착각해 벌어진 해프닝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의 신분을 숨긴데 대해서는 '검찰 조직에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김 전 지검장이 자신의 신분을 숨겼던 사실이 드러난 후 의혹은 크게 증폭됐습니다. 사건 보도 직후 한 법조계 관계자는 "김 전 지검장의 말대로라면 자신은 억울한 사람이 되는 건데 왜 사건 발생 직후부터 조직에 누가 될 것이라 생각했나. 동생 신분을 사용한 것부터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의혹이 계속 커지는 상황에서 김 전 지검장은 급히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신의 억울함을 강조했습니다. 김 전 지검장은 당시 "황당하고 어이없는 봉변을 당했다"며 '"확인되지도 않는 터무니없는 의심으로 공직자의 인격이 말살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22년 동안 검사로서 조그마한 흠집도 나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살아왔다"며 "지난 12일 임지에서 황당하고 어이없는 봉변을 당했으나 검찰 조직에 누가 될 것을 염려해 제 인적사항과 신분을 감춘 것이 상상조차 못할 오해를 불러 일으켜 저와 제 가족은 죽음과도 같은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했습니다.

또 "신속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져 억울하게 실추된 저와 검찰의 명예가 회복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드러난 김 전지검장의 거짓말

김 전 지검장의 이 같은 주장으로 사건은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는 듯 했으나 하나 둘 드러나는 정황과 증거들은 김 전 지검장의 해명과 모두 배치됐습니다. 이후 국과수에서 나온 CCTV 분석 결과는 범인이 김 전 지검장임을 가리켰습니다.

경찰은 "범행현장 주변 등 10곳의 CCTV 영상을 국과수에서 분석한 결과 피의자로 지목된 인물의 음란행위가 여러 번 관찰되고 경찰이 지목한 인물과 소지품, 착의, 얼굴형 및 신체특징, 걸음걸이 특징이 유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동일인물이 하나의 이동 동선을 이루는 상황에서 이러한 유사 특징을 가지는 다른 인물이 관찰되지 않는 점으로 보아 영상에서 지목한 인물은 (김 전 지검장과)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경찰은 김 전 지검장에게 22일 10시 경찰에 출석할 것을 통보했으나 김 전 지검장은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4시간 뒤 김 전 지검장의 변호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 결과를 인정한다"고 말했습니다.

거짓말을 한 이유에 대해서는 "그 당시 검사장으로서 주목받은 점 등으로 인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심신상태"라며 "일종의 공항상태와 비슷해서 자기 입장을 전달하지 못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이 변호인은 "김 전 지검장이 전문가와 상의해 치료를 받겠다고 했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검찰 '곤혹·부끄러움'…"아무리 개인적인 일이라지만"

그 동안 검찰에서는 '성추문 검사', '그랜저 검사' 등 각종 비리 파문이 끊이질 않았지만 이번처럼 검사장의 '음란행위' 혐의에 대한 사법처리 절차는 처음입니다. 김 전 지검장의 사건으로 검찰 조직의 사기는 땅에 떨어졌습니다. 대부분은 '부끄러워 할 말이 없는 사건'이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사건 자체도 부끄럽지만 그 이후 동생 신분을 사칭한 일, 사실을 부인하다 나중에서야 시인한 일이 더 부끄럽다"며 "아무리 개인적 일탈이라지만 조직 내에 이를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대부분"고 말했습니다.

한편 김 전 지검장은 공연음란죄로 처벌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공연음란 사범에게는 대부분 벌금형이나 집행유예가 선고됩니다. 검찰이 김 전 지검장을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를 하게 된다면 김 전 지검장이 재판정에 서는 일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주 기자 트위터 계정 @kimyang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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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만배·김미애·이태성·김정주·황재하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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