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 177명 "수사권 기소권 보장하는 세월호 특별법 만들라"

진삼열 기자 2014. 10. 3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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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의 아픔에 참여하는 이 땅의 신학자들(세월호 신학자들)'이 3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하는 세월호 특별법으로 사건의 진실을 밝히게 해 달라"고 주장했다. 세월호 신학자들에는 연세대 장로회신학대 서울신학대 감리교신학대 한신대 숭실대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등 국내 주요 신학대학원과 신학연구원의 신학자 177명이 참여했다.

기자회견은 세월호 사건에 대한 신학자들의 성찰로 시작됐다. 권진관(성공회대) 교수는 "사회 정의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가장 약한 자들의 아픔을 달랠 수 있어야 한다"며 "약자들의 고난과 한을 인정하고 돌봐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교개혁 497년을 맞아 오늘 우리 사회를 돌아 볼 때 가장 약자들은 바로 세월호 참사로 죽어 간 사람들"이라며 "우리는 오늘 이들과 함께할 것을 다시 한 번 선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찬희(서울신대) 교수는 세월호 참사를 대하는 한국 교회의 자세를 꼬집었다. 박 교수는 "한국교회는 신앙을 사사화(私事化) 하고 있다"며 "사회적 이슈에서 물러나는 것이 교회 본연의 자세라는 말 은 거짓이자 속임수"라고 비판했다. 그는 "예수께서는 죄인들과 더불어 식사하셨고, 선교에 대한 증표로 가난한 자에게 복을 주셨다"며 "한국 교회는 강도 만난 이웃들과 연대하고 신앙의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신학자들은 '세월호 아픔에 참여하는 신학자들의 호소문'을 함께 낭독하는 것으로 기자회견을 마무리 했다. 이들은 "200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우리 사회가 만일 진실과 정직을 세우기 위해 노력했다면 어쩌면 세월호의 아픔은 이미 위로와 희망의 상징이 됐을지 모른다"며 "하지만 지금은 국민과 약속을 쉽게 저버리는 정부, 국가적 위기를 흥정의 기회로 삼는 정치권들에 의해 소중한 시간이 탕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사건은 잊어야 할 과거의 비극이 아니라 이 사회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가장 큰 기준"이라며 "한국교회 교인들이 기도와 행동으로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힘 써 달라"고 호소했다.

진삼열 기자,사진=허란 인턴기자 samu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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