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제대로된 진상규명 위해서는 국민 도움 절실"

유형근 2014. 10. 2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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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세월호 진상이 밝혀질 수 있도록 국민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광주를 찾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23일 '제대로 된 진상규명'을 눈물로 호소했다.

이날 오후 광주 동구 YMCA 무진관에서는 유가족인 고(故) 제세호 군의 아버지 삼열씨와 故 최진혁 군의 어머니 고영희씨가 참석한 가운데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하는 국민간담회'가 열렸다.

먼저 말문을 연 고씨는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진혁이가 여행가방을 끌고 나가는 마지막 모습이 선명하다"며 "야간자율학습 끝나고, 아침에 등교할 시간이 되면 무서워진다"고 힘겹게 말했다.

이어 "진혁이가 가끔 꿈에 나타나 '엄마 보다 약한 사람을 안아주고, 다 용서해주면 안되느냐'고 말한다"며 "그런데 '엄마 보다 약한 사람은 안아 줄 수 있지만 용서는 못하겠다'고 대답한다"고 흐르는 눈물을 훔쳤다.

또 "언론은 세월호 사건을 사고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세월호 사고는 분명한 학살이다"며 "선장과 선원들을 감옥에 넣어두는 것도 싫다. 그들은 감옥에서 잘먹고, 잘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을 유가족 옆에 두고 괴롭히고 싶은 마음 뿐이다"고 심정을 밝혔다.

또 "진혁이가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에는 아무것도 먹지 못했지만 지금은 먹는다"며 "왜냐하면 힘을 내서 진상이 규명될때까지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고 강하게 말했다.

제삼열씨는 "선장과 선원들은 학생들만 꼬집어서 가만히 있으라고 방송했다"며 "세월호 구조에 나섰던 민간어선들까지 찾아다니며 물었는데 모두 하나같이 '세월호에서 뛰어내리기만 했어도 다 살았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판을 계속 방청하고 있는데 모든 선원들은 하나같이 '정신이 없었다. 기억이 안난다'라고만 답한다"며 "수백명을 수장시켜 놓고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원망스럽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제씨는 또 "결국 세월호는 화물을 많이 실었기 때문에 넘어갈 배였다"며 "선원 보다 먼저 처벌해야 할 사람들은 청해진 해운이다"고 분노했다.

제씨는 "처음에는 떠나간 자식이 가슴에 돌처럼 남아있었는데 바위로 자라더니 지금은 산이 돼버려 옮겨지지 않는다"며 "유가족들이 힘을 내서 싸울수 있도록 국민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세월호 참사 광주시민대책회의는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200여일이 다가오도록 정치권의 진실규명에 대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수사권, 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촉구했다.hgryu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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