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 대학 캠퍼스 첫 방문.."특별법 입장 변화 없어"

강지혜 입력 2014. 9. 23. 00:06 수정 2014. 9. 2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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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강지혜 기자 = 유경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위 대변인이 22일 세월호 유가족들이 모여 총회를 열고 새 집행부를 구성했지만 세월호 특별법에 관한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이날 오후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생활환경관에서 열린 초청 강연회에서 "저희는 진상조사위원회 내에 특별검사를 배치해 진상규명 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세월호 유가족이 대학교를 직접 방문해 강연회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는 세월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기소권과 수사권이 보장된 특별법은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열린 이날 강연회에는 70여명의 학생이 참석했다.

유 대변인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진상 규명을 위해 가장 필요한 수단이라는 점을 재차 확인했다. 그러면서도 여당과 야당이 진실을 밝힐 수 있는 대안을 들고 온다면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대변인은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것을 쉽게 얘기하면 '특검을 진상조사위원회 안으로 들여온다'고 보면 정확하다"며 "수사권과 기소권을 유가족이 갖겠다는 것이 아니라 진상조사위 안에 있는 일정 경력 이상의 법조인이 특검 지위와 권한을 부여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권과 기소권이 목적이 아니다"라며 "수사권과 기소권은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적절한 수단이기 때문에 가족들이 고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여당과 야당이 정말로 진상규명에 의지가 있다면 다른 방안을 보여달라. 그러면 터놓고 대화하고 의논할 수 있다"며 "수사권과 기소권을 못 주겠다고 하면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 다른 입장을 내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유 대변인은 최근 세월호 유가족의 '대리운전기사 폭행' 사건과 관련해 다시 한 번 사과했다.

그는 "가족대책위 일부 임원, 가족들과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분명히 잘못된 처신이었고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물론 사건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할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방·쌍방 폭행 여부는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다"며 "어떤 내용이든 사건의 발단부터 마무리까지 잘못했다. 신뢰와 믿음을 해치게 됐기 때문에 다시 믿음을 주실 수 있도록 앞으로 열심히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참석해 세월호 유가족이 요구하는 기소권과 수사권이 보장된 특별법이 사법 질서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특별법안을 만들 때 대한변호사협회에서 법적인 문제를 모두 검토했다"며 "지난 7월 입법 청원한 이후 1000명 이상의 변호사가 법 체계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고, 같은 달 28일 법학교수 230명은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하려면 오히려 수사권과 기소권이 있는 진상규명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국회의 의무라고까지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독 새누리당과 청와대에서 사법 체계를 교란한다고 주장하는데 아무 근거가 없다"며 "헌법에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어느 기관에 줄 것인지에 대해 특별히 제약한 내용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 교수는 기존 대형 참사의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며 수사권과 기소권이 특별법에 포함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 씨랜드 화재, 대구지하철 참사 등 굉장히 많은 대형재난사고가 있었지만 정부에서 대책 몇가지를 발표하고 유야무야 끝났다"며 "경찰과 검찰, 국정원, 군대 등 막강한 기관을 상대로 조사해야하는 과거 진상조사위원회에서는 강제 조사권이 없어서 한계에 부딪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와대는 국정조사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이 요청한 269건의 자료 중 단 13건만 제출했다"며 "강제 조사를 할 수 없으면 지극히 부실한 조사에 그친다. 수사권이 필요한 이유는 이것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서는 평소 세월호 유가족에게 묻고 싶었던 질문들이 쏟아졌다. 학생들은 주로 세월호 유가족들의 심경과 생활, 참사 관련 유언비어, 정치권과 유가족간의 갈등, 언론 보도·네티즌 반응에 대한 생각 등에 대해 질문했다.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와 국민대책회의, 세월호 대학생 대표자 연석회의는 오는 23일 오후 5시 서울대, 오후 6시 동국대·서울여대, 오후 6시30분 고려대를 방문하는 등 다음달 1일까지 19개 대학에서 '세월호 유가족 캠퍼스 간담회'를 진행한다.

jh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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