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새 집행부 "수사·기소권 입장 불변"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새 집행부가 첫 일정으로 진도를 방문했다. 새 집행부는 진도에서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대리운전기사 폭행사건을 사과하고 집행부 구성 경위를 설명했다. 새 집행부는 "세월호특별법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요구하는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양보안'이나 '양해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새 집행부는 22일 오후 진도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바라는 것은 '안전한 대한민국'이고 이를 위한 철저한 진상규명"이라며 "이를 위해 필요한 수사권과 기소권을 요구하는 우리의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 집행부는 '여야가 합의한 특별법에 대한 거부입장을 고수했던 전임 집행부의 입장에서 변화 가능성이 있는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 "이것은 유가족뿐만 아니라 (특별법 제정에 서명해준) 500만 국민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새 집행부는 또 여야가 논의 중인 특검 추천권에 대해서는 "가족들은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요구했을 뿐 특검 추천권을 논의한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가족대책위는 이 같은 여야합의안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이미 밝혔다"고 덧붙였다.
새 집행부가 정치권에서 가족대책위의 '양보안' '양해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전명선 신임 위원장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질 수 있는 강력한 법안이 만들어질 때까지 이 자리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 등 새 집행부 6명과 단원고 학생 반 대표 등 15명은 이날 오전 8시 경기 안산을 출발해 4시간여 만에 진도실내체육관에 도착했다. 전날 새 집행부 구성 후 첫 일정으로 잡은 '진도 방문'을 소화하기 위한 자리였다.
진도체육관에 있던 10명의 실종자 가족들은 버스에서 내리는 이들의 손을 잡으며 반갑게 맞았다. 하지만 전 위원장 등 집행부는 전 집행부의 '폭력 사건'을 의식한 듯 긴장하는 모습이었다.
집행부는 이날 진도실내체육관 내 실종자가족 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1시간30분간 진도가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현 사안(폭력사건)에 대해 송구스럽고, 새 집행부가 구성된 데 대해 양해를 구하기 위해 왔다"며 몸을 낮췄다. 김성실 부위원장(대외협력분과 파트장)은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을 숭고하게 기억하고 기념되도록 하기 위해 '4·16 그날'의 심정으로 대응해 나가겠다"며 새 집행부가 특별법 제정을 위해 전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집행부는 이어 진도군청에 있는 범정부사고대책본부에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을 만나 "실종자가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수색에 속도를 내달라"고 당부했다.
실종자 가족인 권오복씨(59)는 "불미스러운 사건 이후 진도 가족들이 가졌던 심적 혼란스러움을 말끔히 가시게 한 하루였다"면서 "상식과 이 시대 국민정서에 맞는 특별법이 조속히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진도 | 배명재 기자 ninapl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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