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폭행논란에도 세월호 촛불 여전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2014. 9. 20.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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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 촛불 문화제 1000여명 시민 참석 특별법 촉구...유가족들 "마라톤이라 생각하고 싸우겠다"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세월호 참사 유가족 폭행논란 여파에도 촛불은 여전히 타올랐다. 세월호 참사 158일째인 20일 오후 7시 20분께 서울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동상 앞에서 열린 '성역없는 진상규명 특별법촉구 촛불문화제'에는 1000여명의 시민들과 유족들이 참여했다.

2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성역없는 진상규명 특별법촉구 촛불문화제'에 참여한 시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 금준경 기자

집회 연단에 올라온 고 오영석 군의 어머니 권미화씨는 유가족의 폭행 논란에 대해 "두 번 다시 이런 실수가 없도록 반성하고 노력하겠다.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100미터 달리기가 아닌 마라톤으로, 그 이상으로 생각하고 싸우겠다"고 발언했다.권씨는 발언도중 "아들이 너무 그립다"며 "등교시간이 되면 가슴이 미어온다"며눈물을 흘렸다. 고 오영석 군은 외동아들이었다.

박래군 세월호국민대책회의 공동위원장도 "유가족은 이전처럼 살지 못한다"며 "그나마 분향소·농성장으로 와야 죽어간 아이들에게 엄마아빠가 아이들을 위해 하는 일이 있다고 위로를 받는다"고 말했다.

▲ 2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성역없는 특별법 촉구 촛불 문화제'에서 오영석군의 어머니 권미화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준경 기자

박 위원장은 "유가족들이 자식들 주검 팔아서 돈 받지 않겠다는 큰 결심을 했다"며 "다시는 우리 아이들이 처했던 비극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 다 같이 특별법을 만들자고 결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위원장에 이어 연단에 오른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는 일과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는 일은 다르지 않다"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그는 "안전사회 건설은 쉽지 않다"며 "함께 동참해주는 많은 시민들의 힘이 합쳐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유가족 위로 행사도 이어졌다. 부산경남에서 온 대학생들은 노래를 불렀고 작가회의 소속 허은실 작가는 시를 낭송했다. 허 작가는 "이 시는 다섯 달 전에 썼지만 아직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며 "특별법 제정 때까지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여한 강인규(23)씨는 학교에서 포스터를 보고 집회에 오게 됐다. 강씨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 세월호를 잊고 있었는데 광화문에 오니 그간 잊고 살았던 게 부끄러웠다"며 "앞으로 계속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 부산·경남지역 대학생들로 구성된 노랑버스 학생들이 '성역없는 진상규명 특별법촉구 촛불문화제'에서 합창하고 있다.

한편 오영석 군의 어머니 권미화씨의 발언 도중 일간베스트 회원 2명이 태극기를 흔들어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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