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 돌아가겠다"는 유민 아빠, 특별법 제정 촉구 활화산 됐다

입력 2014. 8. 23. 06:03 수정 2014. 8. 2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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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밤샘 농성·약 2만명 시민 동조 단식.. 23일은 대규모 촛불집회도

[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제대로 된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단식을 멈출 수 없다. 의료진과 가족의 강력한 권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병원에 왔지만,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가 계속 단식하겠다"

전날 서울 시립 동부병원에 실려간 김영오 씨가 이송되기 전 세월호 가족대책위원회 유경근 대변인에게 남긴 전언이다.

단식 40일째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이송된 세월호 희생자 고(故) 김유민 양 아버지 김영오 씨는 수사권·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23일에도 여전히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김 씨는 장기간 단식을 버텨온 데다 지난 20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로 향하다 제지하는 경찰과 충돌하면서 급속히 건강상태가 악화됐다.

결국 혈압과 혈당, 간 수치 등에 이상을 보이며 두통과 어지러움, 근육통 등을 호소해 의료진과 다른 유가족의 간곡한 설득 끝에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병실을 지키는 유족 관계자들은 물론,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의원과 김현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도 전날 병실을 찾아 단식 중단을 호소했다.

하지만 김 씨는 병원에서도 미량 원소를 담은 수액 주사와 물만 허락할 뿐, 치료를 위해 끼니때마다 제공된 200cc에 불과한 미음을 먹는 것마저 거부하고 있다.

동부병원 내과 이보라 과장은 "식사는 가능한데 김 씨 본인이 거부하고 있다"며 "수액 치료를 시작했지만, 언제까지 고농도 주사액만 투여할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김 씨의 '병상투혼' 단식 소식은 "세월호 유족의 뜻에 따른 특별법을 제정하라"는 유가족과 시민의 요구에 기름을 부었다.

세월호 유가족 50여명은 전날 저녁 7시 서울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 모여 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항의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하고 내리는 비를 맞으며 밤샘농성을 벌였다.

김 씨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유가족들은 청와대 등의 반응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답이 없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유가족들은 "쓰러진 유민이 아빠 대신 우리 유가족이 나서야겠다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왔다"며 "유가족들이 원하는 특별법이 어떤 것인지 듣고 제정될 수 있도록 말씀해달라. 대통령님의 대답을 기다리겠다"고 호소했다.

같은 시간 하루 저녁 만에 광화문 농성장을 찾은 2,200여명의 시민들도 일제히 동조단식에 들어갔다.

또 장소와 관계없이 하루 지지단식에 참여하겠다고 인터넷을 통해 신청한 '세월호 특별법 동조단식'에도 하루만에 1만 8,000여 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유족들의 뜻에 따라 수사권·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동조단식에 참여한 시민이 2만여명을 넘어섰다.

특히 23일에는 오후 5시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대규모 촛불집회가 예고된 상황.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김 씨의 단호한 의지가 유가족·시민사회에서 박 대통령의 결단을 요청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특별법 정국이 어떻게 요동칠지 주목된다.

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t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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