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 처리] 꿈쩍 않는 유족 "박 대통령 만나달라"

남혁상 기자 2014. 8. 22.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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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간 세월호 특별법 처리의 핵심변수인 세월호 참사 유족들의 입장이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여당 몫 특별검사추천위원에 대한 야당과 유족 사전동의라는 여야의 타협점이 나왔는데도 유족들 반대로 특별법 합의안은 빛이 바랜 지 오래다.

파행국회를 해소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은 현재로선 새정치연합이 유족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심상치 않다. 세월호가족대책위는 20일 열린 총회에서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재합의안 반대 방침을 거듭 분명히 했다. 표결을 거쳤으나 세월호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유족 내부 논의 과정에서 여야 재합의안을 수용하자는 의견도 거론됐지만 힘을 받지 못했다.

투표로 재확인된 유족들 입장은 명확하다. 특별법에 세월호진상조사위에 수사·기소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특검추천위(7명)의 국회 몫 추천위원 4명 중 여당이 추천하는 2인에 대해 야당과 유족의 사전동의를 받아 선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여야의 재합의안을 거부한다는 의미다. 유족들은 여기에 대통령이 직접 유족을 만날 것, 여야는 재합의안이 어떻게 진상규명을 할 수 있는지 국민에게 설명할 것, 여야와 유족 간 3자 협의체 및 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달라는 유족들 요구는 근본적 법체계를 흔드는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국내 형법체계를 뛰어넘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21일 "철저한 진상규명과 법적 책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전제를 달면서도 "그러나 감정에 따라 사법체계에 대한 예외를 주장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물론 특검 수사를 통해 참사 진상이 100% 규명돼야 하겠지만 현 사법체계를 초월한 요구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한 여권 관계자는 "상호 간에 최소한 타협점을 찾으려는 노력이라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여야 정치권의 눈치 보기는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일각에선 정치권, 특히 야당이 당론과 소신에 따라 여당과 합의를 해놓고도 과도하게 유족들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지방선거와 재보선을 거치면서 세월호 심판론을 계속 주장해 왔던 야당이 자가당착에 빠졌다는 냉소 섞인 비판도 제기된다.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도 유족들 주장이 현실과 괴리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들의 강경한 입장에 막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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