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동시 사퇴.. 침통한 군·경] "책임 피하기엔 너무 막중한 사건"

2014. 8. 6. 05:4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권 총장, 개혁 힘써왔는데.." 성과 못 이룬 낙마 안타까움도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이 28사단 포병대대 의무반에서 발생한 윤모 일병 구타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사의를 표명하자 군은 예상하고 있었다는 분위기이나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군 관계자는 5일 "책임을 피해가기엔 막중한 사건으로 군 수뇌부 전체가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지만 그 어느 육군참모총장보다 병영문화 개선에 힘을 쏟아왔던 권 총장이라 그의 낙마가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권 총장은 불필요한 행정업무를 줄이고 병사들이 일과 후에는 자유로운 시간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론에 따라 다양한 개선 정책을 펴왔다.

하지만 올 들어 발생한 강원도 동부전선 22사단 최전방 일반전초(GOP) 총기 사건에 이어 윤모 일병 사망 사건 같은 악성 사고들이 잇따르자 더 이상 자리를 보전하기 힘들어졌다. 권 총장은 지난 6월 22사단 GOP 총기사고 이후부터 거취를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 총장은 윤 일병 사건의 전모가 뒤늦게 밝혀지자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생각을 굳혔다. 일각에서 이미 이전에 사의 표명을 하려 했고 군 수뇌부와 의견도 나눴지만 주변에서 말렸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우선 이번 사안에 대해 진상 규명을 명확히 한 뒤 주변을 정리해도 늦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권 총장은 4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 출석했을 때만 해도 윤 일병 사건과 관련,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면서도 사의를 표명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청와대도 "진상조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혀 권 총장의 입장을 지지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영상국무회의에서 윤 일병 사건과 관련, '일벌백계' 방침을 밝히면서 기류가 급변했다. 국무회의 후 반나절도 안 된 이날 오후 5시30분 권 총장은 국방부 청사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권 총장의 사의가 수용되면 오는 10월 장성인사 때까지는 김유근 육군 참모차장이 참모총장 대리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후임으로는 육사 동기(34기)인 권혁순 3군사령관과 김요한 2작전사령관, 육사 35기인 신현돈 1군사령관과 박선우 연합사 부사령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권 총장의 사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기류도 강하다. 지난 4월 사건 발생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관진 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책임론도 나오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이 국회에 출석해 진상을 밝히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뉴스 미란다 원칙] 취재원과 독자에게는 국민일보에 자유로이 접근할 권리와 반론·정정·추후 보도를 청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고충처리인(gochung@kmib.co.kr)/전화:02-781-9711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