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주삿바늘 접촉사고, 힘든 시간이었죠"

고은이 2015. 2. 23.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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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석 긴급구호대 1진 팀장 전염병 치료 경험, 소중한 기회 가족 잃은 완치 환자 안타까워

[ 고은이 기자 ] "돌아와 만난 아내와 아이들의 표정에서 남편과 아버지를 아주 자랑스러워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에볼라가 창궐한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서 의료활동을 하고 귀환한 한국 긴급구호대 1진 팀장 신형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51·사진)의 표정에는 홀가분함과 뿌듯함이 배어났다. 신 센터장은 육군 오대근 중령(39)과 오지숙 대위(29), 해군 이태헌 대위(35), 박교연(28) 최우선(26) 홍나연(31) 간호사 등 9명과 지난해 12월21일부터 시에라리온 프리타운 에볼라 치료소에서 30여일간 의료활동을 한 뒤 지난달 26일 귀국했다.

신 센터장은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전화통화 및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이번 기회를 통해 고생은 했지만 전염병 환자들이 어떻게 치료되는지를 생생하게 경험했다"며 "진료 중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던 세르비아 출신 간호사가 회복해 퇴원했을 때가 가장 감동적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동료 대원 한 명이 주삿바늘 접촉 사고로 활동을 중단하고 독일로 후송되는 긴박한 상황도 경험했다. 신 센터장은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이 제기돼 동료 한 명이 구호대에서 중도 하차하게 된 때가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목숨을 잃는 환자들을 지켜보는 게 큰 고통이었다. 이태헌 대위는 "투병 끝에 숨진 두 살배기 환자가 있었는데 울고 있는 아이 어머니를 위로할 방법이 없어 스스로 작아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최우선 간호사는 "에볼라가 완치돼 퇴원하는 환자에게 축하의 말을 건네려고 했는데 표정이 좋지 않아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니 아내와 아들, 부모님을 잃었다고 했다"며 "어떻게 이들의 슬픔을 위로해야 할지 무척 막막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원들은 이번에 쌓은 경험을 앞으로 한국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최 간호사는 "우려도, 격려의 목소리도 많았는데 이번 의료 경험이 앞으로 한국에도 혹시 있을지 모를 전염병 상황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들에 이어 긴급구호대 2진이 시에라리온에서 활동 중이다. 23일부터는 구호대 3진이 바통을 넘겨받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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