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내가 에볼라 의료지원 가는 것을 알리지 마라

조민규 입력 2014. 11. 29. 07:01 수정 2014. 11. 2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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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두는 단연 에볼라바이러스입니다. 특히 정부가 에볼라 확산지역인 시에라리온에 국내 의료인력 등을 파견하기로 결정하면서 더욱 논란은 확산됐습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료제가 없어 감염되면 죽을수도 있다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의사단체들이 정부가 보급하는 보호복으로는 감염을 예방하기 힘들다고 주장하면서 정부가 준비도 없이 국민을 사지로 내몬다는 분위기도 조성됐습니다.

국민들이 인식도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우선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루머가 국민들을 두렵게 했는데요 사스나 신종플루처럼 호흡기감염으로 전파된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루머가 확산되고 나서야 정부나 의료계에서는 일반적인 호흡기 감염은 없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루머는 에어로졸 감염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환자가 각혈 등을 할 때 미세한 입자에 의한 감염은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은 의료진에게 해당되는 것이지 일반인들은 걱정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의료진의 말입니다.

또 다른 문제는 에볼라 파견 의료진에 대한 인식입니다. 국민들은 에볼라 지역 파견의료진이 국내에 들어오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앞에서 말한 것처럼 호흡기로 감염될까 하는 이유입니다.

21일 격리조치도 이런 두려움을 크게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21일 격리에 대해 논란이 많았는데요 정부는 국민을 의식해 해외 파견의료진이 국내에 복귀하면 21일간 격리해 지속적으로 관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때문에 에볼라 바이러스는 점점 더 무서운 감염병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같은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보다 명확한 이유를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할 필요는 있었던 듯 보입니다.

가장 안타까운 점은 공익을 위해 인도적 차원에서 에볼라 피해지역에 의료지원을 나가는 의료인력을 비공개로 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에볼라 위기대응 긴급구호대'로 시에라리온에 파견될 의료진 신상에 대해 비공개 방침을 강조하며 언론에 협조를 요청하고 나섰습니다.

15명의 민간 의료인력이 숭고한 뜻으로 자원했는데 위험한 감염병을 치료하러 나가는 상황인 만큼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우려해 파견자 전원이 본인 신상이 밝혀지지 않기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본인은 물론 가족과 소속기관에서도 파견자의 신상이 알려져 피해를 입게 될 것을 심각하게 걱정된다는 이유입니다.

이해가 가실지 모르겠지만 이들이 입는 피해는 굉장히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본인과 가족의 경우 감염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파견 갔다 왔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기피합니다. 실제로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신종플루를 전담해서 치료하던 대학병원 의사의 신상이 공개되자 학부모들의 항의로 그 의사의 자녀가 학교를 못나간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소속 의료기관 역시 파견사실이 알려질 경우 해당 의사의 진료는 물론 병원전체를 기피할 것이 우려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정부도 이러한 문제로 인해 파견자의 신상이 공개될 경우 파견자체에 차질이 발생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번 에볼라 사태로 우리의 치부가 들어났습니다. 더 이상 '나만 아니면 돼'가 아닌 '나만 이라도 해야 돼'로 생각을 바꾸는 것은 어떨까 한번 생각해 봅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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