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엄마' 유병언 도피 총책이라더니..

이환직 2014. 7. 29.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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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사해 봐야 안다" 말 바꾸기

양회정도 코앞서 검거실패 확인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 '김 엄마' 김명숙(59·여)씨를 유병언(73·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 총괄 지휘자로 여러 차례 지목했던 검찰이 뒤늦게 "김씨의 구체적 혐의에 대해서는 조사해봐야 안다"고 말을 바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달 12일 전남 순천시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씨로 확인된 21일 이전까지 수사 브리핑 등을 통해 김씨를 유씨 도피 총괄 지휘자로 지목해왔다. 김씨가 당초 유씨 도피를 총괄 기획했던 이재옥(49·구속기소) 헤마토센트릭라이프재단 이사장이 체포된 5월 27일 이후 유씨 도피를 돕는 구원파 신도들을 지휘해왔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씨가 경기 안성시 금수원에서 유씨의 도피자금 모금, 은신처 마련 등을 지시했다고 설명했었다. 검찰은 15일 김씨를 포함해 유씨 도피 핵심 조력자로 알려진 유씨의 운전기사 양회정(55)씨와 25일 유씨 장남 대균(44)씨와 함께 체포된 박수경(34·여)씨 3명을 공개수배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씨가 유씨 도피를 지휘했다고 검찰이 지목한 시점인 5월 27일 즈음 유씨가 이미 사망한 것이 거의 확실시되면서 검찰은 궁지에 몰렸다. 유씨 시신의 부패 정도로 보아 유씨는 은신처였던 순천시 별장에서 5월 25일 마지막으로 목격된 직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씨는 양씨의 부인 유모(52)씨와 함께 이날 자수해 이 이사장이 체포된 직후인 5월 27, 28일 금수원을 빠져나가 도피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김씨가 자수한 이날 김씨가 유씨 도피를 총괄 지휘했는지에 대해 "확인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의 범인 은닉 및 도피 혐의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고 피의 사실 공표에도 해당돼 확인해 줄 수 없다"면서도 "5월 25일 이후 유씨 행적은 밝혀진 게 없지만 그 이전에 김씨가 유씨 도피를 도운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양씨 역시 5월 25일 오전 3시쯤 순천시 별장 인근 구원파 소유의 연수원에서 검거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놓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수사관이 연수원을 탐문했지만 안에 있던 양씨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당시 검찰은 연수원 밖에 세워져 있던 EF쏘나타 차량도 확인했지만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양씨 소유로 유씨 도피에 이용됐던 차량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는 양씨의 혐의가 포착되지 않은 상태였고 차량도 수배되지 않았었다"며 "연수원이 구원파 시설이라 탐문한 것으로 명확한 사실관계는 다음날(5월 26일)에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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