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병언 비밀공간에 '소변 페트병'.. 24시간 머문듯

2014. 7. 2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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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사망/장남 용인서 검거]
檢 순천별장 급습 후 유병언 행적은

[동아일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검찰의 급습을 피해 숨어들어 갔다는 '숲속의 추억' 별장 2층 통나무 벽 안의 비밀공간에서는 거액의 현금뿐 아니라 소변이 담긴 페트병도 발견된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소변의 양은 페트병을 거의 다 채운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성인 남성이 하루에 평균 1.5L 정도의 소변을 배출하는 것으로 미뤄 볼 때 유 전 회장이 비밀공간 안에서 24시간 가까이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근거로 검찰은 유 전 회장이 별장 급습 다음 날인 5월 26일 오후나 밤에 별장을 빠져나간 뒤 인근 숲 속을 헤매다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 '통나무 벽' 숨은 시기 112 신고 잇따라

검찰에 따르면 5월 3일부터 전남 순천 별장 '숲속의 추억'에서 도피 생활을 시작한 유 전 회장은 같은 달 24, 25일 측근들이 줄줄이 체포되면서 외로운 도주를 시작했다. 최측근인 양회정 씨(56)는 25일 오전 2시경 검찰이 자신이 머물던 야망연수원(별장에서 1km 거리) 수색을 포기하고 별장 쪽으로 향하자 전북 전주로 도망갔다. 오후 9시 반경 검찰 추적팀이 별장에 들이닥치면서 비서 신모 씨(33·여)는 체포됐고 유 전 회장은 직전에 2층 통나무 벽 안의 비밀공간으로 숨어들어 갔다.

그 시기를 전후해 경찰엔 "별장 주변에 유 전 회장이 있는 것 같다"는 112 신고가 두 번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 좁은 공간서 소변 보며 버티다 탈출한 듯

검찰 추적팀과 경찰이 별장 주변을 수시로 뒤지고 다니면서 유 전 회장은 곧바로 별장을 빠져나가지 못한 채 비밀공간에 숨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좁은 공간에 숨어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식사도 거른 채 페트병에 소변을 보면서 빠져나갈 틈을 노리고 있었다는 얘기다. 검찰 관계자는 "소변의 양으로 미뤄 볼 때 별장 급습 24시간쯤 뒤인 5월 26일 밤에 유 전 회장이 별장을 벗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별장 급습 때부터 하루 사이에 검찰 추적팀이 두 차례, 경찰이 세 차례나 별장을 수색 또는 현장조사를 하면서 비밀공간에 꼼짝없이 갇혀 있었던 셈이다.

양회정 씨를 비롯한 구원파 조력자들이 자신을 구하러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을 유 전 회장으로서는 서면파출소 경찰관들이 왔다가 돌아간 5월 26일 밤에는 더이상 구조를 기다리지 못하고 직접 탈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언제 검경이 또 들이닥칠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에서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였을 유 전 회장은 25kg이나 되는 현금은 버려 둔 채 육포와 검은 콩 등 간단한 먹을거리만 챙겨 별장을 빠져나간 뒤 숲 속을 헤매다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경찰이 추정하는 사망 시점도 5월 27일경이다.

최우열 dnsp@donga.com / 순천=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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