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기 피격> 블랙박스·시신 인수 '해결사' 말레이 총리

입력 2014. 7. 23. 01:09 수정 2014. 7. 23.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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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연합뉴스) 김권용 특파원 =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여객기 피격사건의 책임을 둘러싼 서방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반군의 공방 와중에서 탑승자 시신을 돌려받는 등 해결사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집 총리는 그동안 미온적인 대응을 질타하는 여론에도 침묵을 고수하며 반군 지도부와 막후 협상을 벌여 300구 가까운 탑승자 시신과 블랙박스를 넘겨받고 국제조사단이 여객기 추락사건 현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말레이시아의 정통한 소식통들은 22일 나집 총리가 그동안 중재자들을 내세워 반군 지도자 알렉산데르 보로다이와 접촉, 극적인 합의를 이룬 사태 해결의 주인공이었다고 공개했다. 자칫 책임 공방에 가세해 사태를 악화시키지 않고 차분하고도 합리적인 대응으로 사태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지난 3월 말레이시아항공 MH370 실종사건 당시 미숙한 대응으로 중국과 베트남 등 주변국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던 것과는 판이한 행보를 보인 셈이다.

그동안 나집 총리와 반군 지도부 간의 막후 협상 과정은 그의 최측근 가운데 일부만이 파악하고 있을 만큼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졌다

한 소식통은 이번 협상은 말레이시아 정부 차원보다는 나집 총리 개인이 극비리에 추진하던 프로젝트였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그의 최측근 가운데 일부는 협상 과정에서 배제돼 있다가 협상 타결 소식을 접하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나집 총리는 이번 협상에서 반군 수중에 있던 블랙박스를 회수, 말레이시아항공 MH17 피격사건의 경위를 밝힐 단서를 확보하고 탑승자 시신을 넘겨받아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검사를 거쳐 유족들에게 인도한다는 합의를 도출했다.

아울러 국제조사단의 현장 접근에 대한 반군들의 동의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중재자들의 역할은 기껏해야 통역을 통해 나집 총리와 보로다이의 전화 협상이 진척될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반군 지도부는 협상 당시 블랙박스 상태가 온전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문서에 서명을 요구하는 한편 블랙박스가 우크라이나 정부 수중에 들어가지 않고 말레이시아 정부 책임 하에 관리돼야 한다는 점을 고수했다.

점차 협상이 진척되면서 리우 티옹 라이 교통부 장관을 비롯해 사고 항공사, 정부 대표들이 잇따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찾았고, 지난 21일 마침내 합의가 도출됐다.

나집 총리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반군에 강경한 대응을 촉구하는 국내외 여론을 외면한 채 장시간 고수하던 침묵을 깬 것은 바로 이때였다. 그는 이날 밤 10시(현지시간) 자택에서 측근들을 모아 놓고 협상 경과와 합의 사항을 공개했다.

나집 총리와 반군 지도자 보로다이의 합의 내용은 이날 자정을 막 넘긴 시점에 알려졌다.

말레이시아에 아침이 밝아올 무렵 우크라이나에서는 피격 여객기의 블랙박스가 말레이시아 대표단에 인계된 데 이어 이어 탑승자 시신들을 실은 열차는 서서히 반군 통제지역을 벗어났다.

kk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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